SBS Biz

[비즈 나우] "미래를 봐"…머스크 설득에도 테슬라 '방전'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03 06:47
수정2025.09.03 07:48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테슬라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여유롭던 머스크도 조급함을 느꼈는지 "미래를 봐라" 시장을 설득하고 나섰는데, 공개될 때마다 반등의 모멘텀이 됐던 마스터플랜마저도, 이번엔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방전돼 버린 테슬라,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당장 상황이 어떻습니까?



좀처럼 팔리질 않는 모습이에요?

[캐스터]

최근 연거푸 암울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는데요.

밤사이 나온 소식부터 살펴보면, 야심 차게 진출한 인도시장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첫발을 뗀 뒤, 지금까지 고작 6백여 대 주문을 받는 데 그쳤는데, 당초 올해 2천5백 대를 팔겠다던 목표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당장 트럼프만 믿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고율관세로 반감이 커지면서 직격타를 맞고 있는데, 트럼프가 인도 수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데다, 여기에 테슬라가 독일 공장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들여올 수 있게 해줄 특별 관세가 포함된 인도와 유럽의 자유무역 협정도 아직 타결되지 않아, 애물단지가 돼 버린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유럽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벌써 7개월째 연속으로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판매량이 9천 대를 채 못 채우며 한 달 전과 비교해 40% 넘게 감소했고요.

유럽 전체 시장 점유율도 1년 전 1.4%에서 현재 0.8%로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반면 중국 비야디는 무섭게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같은 기간 한 달 새 3배가 넘는 1만 3천 대를 팔아치우며 점유율도 테슬라를 추월하면서, 비야디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의 약진과, 테슬라의 라인업이 수년째 그대로인 점에 더해 머스크의 정치 성향에 대한 반감까지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 남아 있어 유럽에서 찬밥 신세가 돼 버렸습니다.

여기에 안방인 미국, 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시원찮은 흐름이 계속되면서, 테슬라의 지난 분기 매출은 13% 급감해, 2년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고요.

주가는 올들어 여전히 20% 가까이 빠진 상태입니다.

[앵커]

테슬라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졌어요?

[캐스터]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선 구매를 꺼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35%가, 테슬라 구매 여부를 고려하는데 회사의 주행보조 소프트웨어인 FSD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는데요.

14%만이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조사에 참여한 절반은 해당 기술을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까지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두 달 동안 테슬라 차량을 안전하지 않다고 보는 소비자 비율은 34%에서 36%로 증가했고, 반대로 테슬라를 매우 안전하다고 보는 비율은 17%에서 13%로 줄어들기도 했는데, 실제로 관련해서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고, 최근 미 법원이 테슬라의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와 관련해 회사 책임을 일부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부상하라 명령하면서, 비슷한 소송과 판결이 이어질 경우 테슬라의 자율주행 관련 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앵커]

당장 판매량은 뚝뚝 떨어지고,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은 도마에 오르고, 상황이 좋질 않네요.

머스크도 조급증이 들었던지 미래를 봐달라 설득하고 나섰는데, 반응이 미지근해요?

[캐스터]

머스크는 향후 테슬라 가치의 80%가 현재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시장은 냉담합니다.

1년 전에도 옵티머스가 언젠가 회사를 25조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호언장담하기도 했고, 또 지난 3월에는, 올해 안에 5천 대를 만들겠다 공언했지만, 공개 당시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한 사실이 탄로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발언에 대해 외신들은 "테슬라가 노후화된 라인업과 저가 중국 전기차들의 공세, 또 머스크의 도발적인 정치적 발언 등으로 여러 분기 연속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는 미래를 내세워 월가를 설득하기 바쁘다고 평가했는데요.

같은 날 내놓은 마스터플랜에 대한 반응도 미지근합니다.

그간 시장은 테슬라의 청사진을 담은 마스터플랜이 나올 때마다 환호와 함께 반등 포인트로 꼽혀왔는데,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AI와 로봇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풍요'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제품 로드맵 하나 없이 추상적인 비전만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요.

일각에선 단순한 미래 예측에 불과하다, 주주들을 홀리기 위한 유토피아 넌센스에 가깝다는 혹평까지도 나오면서, 시종일관 여유롭기만 하던 머스크도 조급함을 느끼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투자자들도 시선을 많이 옮기는 분위기인데요. 특히 서학개미들이 대거 손을 떼는 모습인데, 외신에서까지 주목했어요?

[캐스터]

블룸버그는 한국 서학개미들이 최근 테슬라를 팔아치우고 있다 전했는데요.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은 8월 한 달간 우리 돈 1조 원에 육박한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2019년 이후 최대 규몬데, 지난 넉 달 동안 테슬라 한 종목에서 이탈한 서학개미들의 자금만 2조 5천억 원이 넘고요.

테슬라에 두 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ETF죠.

TSLL에서도 8월 한 달간 8천억 원 가까이가 빠져나가며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테슬라 일변도였던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완진다른기사
오후 고위당정 협의…부동산 대책·대전충남 통합 논의 예상
李대통령 "주식시장 불신 외환에 영향…주가조작 탈탈 털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