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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위쪽)와 미국 달러화(EPA=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려 미 달러화 부채를 위안화나 스위스프랑 등 저(低)금리 통화 대출로 갈아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습니다.



최근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한 국가들은 케냐, 스리랑카, 파나마 등입니다.

케냐 재무부는 지난달 미 달러화로 된 50억달러(약 6조9천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위안화로 상환하는 방안을 중국수출입은행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철도 사업을 위해 빌린 돈이 국가 재정을 짓누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스리랑카의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도 지난달 의회에 2022년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중단된 주요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완공하기 위해 위안화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나마의 경우 지난 7월 거의 24억달러 규모의 돈을 스위스프랑으로 대출받았습니다. 



이 나라 재무장관은 이를 통해 달러화 대출을 이용할 때보다 이자 비용을 2억달러 이상 줄였다며 이 같은 조치가 재정 적자를 억제하고 국가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4.5%로 다른 주요국의 기준금리보다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로 내렸습니다.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는 1.4%입니다. 

FT는 위안화나 스위스프랑 같은 통화로 대출을 받으면 달러화 채권을 쓸 때보다 크게 낮은 이율에 차입을 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신흥 시장의 기업들도 올해 들어 유로화로 된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7월까지 발행액이 역대 최대인 2천390억달러(약 332조원)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