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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알리바바, 자체 AI 칩 개발…中 '탈엔비디아' 가속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01 06:54
수정2025.09.01 07:41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중국의 '탈엔비디아' 흐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규제를 계기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시장의 무게 추가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 기업들의 설 자리도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 이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의 홀로서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알리바바가 자체 칩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캐스터]

캠브리콘, 화웨이 등에 이어서, 이번엔 엔비디아의 큰 손 고객이기도 한 알리바바까지 새 AI 칩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생산 공정까지도 그간 대만 TSMC에 맡겨왔던 것과 달리, 안방에서 직접 만들기로 하면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기술 독립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고요.

주요 외신들 반응을 종합해 봐도, 새 AI칩이 추론 작업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습 단계를 넘어 이제 실제 서비스 단계에 올라섰다는 평가입니다.

이 소식에 올초 '딥시크' 쇼크로 출렁였던 뉴욕증시는, 제2의 딥시크 모먼트가 되는 것 아니냐, 알리바바 쇼크가 왔다는 표현과 함께 금요일 장 기술주를 중심으로 크게 미끄러졌습니다.

[앵커]

알리바바의 행보를 단순히 한 기업의 사례로만 볼 수 없죠?

[캐스터]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이후 '탈엔비디아'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중국 수출길을 터주기로 하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승리하는 플랫폼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라고까지 말하며 연거푸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중국은 태도를 180도 바꾸고,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기술개발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무너질뻔하던 화웨이는 어느새 중국의 기술 선봉대 역할을 맡고 흐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만 83조 원이 넘는 역대급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는데, 상반기 매출의 20%가 넘는, 우리돈 20조원에 육박한 돈을 쏟아부었고요.

그 결과 자사 전용 공장에서 AI 반도체를 찍어내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 등이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 HBM 분야에서도, AI 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선보이며 맞불 전략을 놓으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도 HBM 개발을 끝내고 시험 중인데, 현재 엔비디아 칩에 쓰이는 최첨단 메모리에 비해 고작 한 세대 뒤처진 수준으로 전해질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린 데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할 만큼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고요.

원천기술에서도,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은 올 상반기 매출이 4천% 넘게 늘어날 만큼, 엔비디아 대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습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내년 AI 칩 생산량을 지금의 3배로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 3위까지 치고 올라온 SMIC는 7나노 설비를 2배로 확대할 계획을 내놓는 등,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속속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홀로 시장을 굴릴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통제가, 중국 토종 반도체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요.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가시화하면서, 엔비디아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메모리 제조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업계는 이런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캐스터]

잘 아시다시피 업계 빅샷들 역시 이번 사태를 미국의 전략적 오판으로 진단하고 있는데요.

당장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만 해도 중국 시장이 향후 5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고, 연간 50%씩 성장할 것이라며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임을 재차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은 자체 칩을 만들지 못할 거라는 가정에 기반해 잘못된 정책을 수립했고, 이 같은 수출 제한이 오히려 혁신에 불을 지폈다 쓴소리를 남겼고요.

오픈AI의 올트먼 CEO 역시 "미국은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제재가 단기적 효과는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의 독립적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 사이 나올 파장도 만만찮죠?

[캐스터]

현재 양국은 11월 초까지 '관세 휴전'을 연장한 상태인데, 미국은 반도체 기술통제를 협상 카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렇게 중국이 자국산 AI 칩을 빠르게 상용화하면, 미국의 카드가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반도체 기업과 AI 개발자들이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기술 무기고’를 구축하고 있다며, “수출 재개 허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구매를 막으면서 대체품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우리 기업들도 경고등이 켜질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첨단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시스템 반도체나 AI 전용 칩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와 TSMC,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입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특히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대중 수출 제재에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있고요.

이 같은 ‘이중 압박’에 미국과 중국 사이 위태로운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이번 알리바바 칩 개발 성공은 단순히 한 기업의 뉴스가 아닙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이 재편되는 분수령이자, 미국의 제재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인데, 중국의 정책 목표와 기업의 기술 자립이 맞물린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필연적 결과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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