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내달 종료…K-배터리 막판 대응 분주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8.31 10:23
수정2025.08.31 10:25
[삼성SDI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삼성 배터리 박스' (삼성SDI 링크드인 캡처=연합뉴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이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둔화)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확대와 생산라인 개조 등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3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삼성SDI는 ESS 배터리 '삼성 배터리 박스'(SBB)의 2.0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SBB 2.0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품으로,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기반으로 양산되고 있는 SBB 1.0, 1.5 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NCA 배터리 기반의 최신 업그레이드 제품 'SBB 1.7' 제품도 전시해 삼원계와 LFP를 아우르는 ESS 배터리 라인업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각형 ESS용 LFP 배터리를 선보이며 폼팩터를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사각캔에 전극이 들어가는 형태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파우치형 ESS용 LFP 배터리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파우치형은 각형보다 가볍고 열관리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파우치형 투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ESS 시장은 IRA 종료 도래와 전기차 캐즘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국내 배터리 업체에 유망한 신시장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IRA를 개정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오는 9월 30일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됩니다.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당분간 붕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ESS 시장은 미국의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신규 전력망 건설 등으로 호황이 예상됩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천만달러에서 2030년 50억9천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6.7% 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됩니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ESS 배터리에는 기본 관세와 상호 관세, 펜타닐 관련 보복관세 등을 포함해 총 40.9%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무역법 301조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내년에는 58.4%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돼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현지 생산라인 중 일부를 ESS용으로 변경하며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SK온은 미국 조지아 단독공장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재배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축소에 대비해 전기차용 배터리는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 공장에서 제작하고, 단독 공장에서는 ESS용 라인 생산 비중을 늘려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SK온은 랙(Rack) 단위 보다 더 작은 모듈 단위로 설계해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유연하게 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내세웠습니다.
삼성SDI도 미국 내 현지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보해 연내 생산을 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ESS용 배터리 생산체계를 갖추고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현지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북미에서 50GW(기가와트)가 넘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배터리 3사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일계약 기준 사상 최대인 총 43억 900만 달러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는데, 업계에서는 고객사를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RA가 종료되는 올해 4분기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돼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삼성SDI와 SK온도 미국 업체들과의 ESS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미국 ESS 시장을 둘러싼 3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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