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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버팀목이 될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면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0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기록한 연평균 수익률 6.82%와 비교하면 3배 넘게 낮은 수준입니다.

수익률 4%포인트 차이가 만드는 결과는 천지차이입니다.

월급 360만원 직장인이 매달 20만원씩 30년간 퇴직연금을 붓고 5년 거치 후 20년간 연금으로 받는 상황을 가정하면 그 차이는 극명해집니다.

연 2.07% 수익률일 때는 총수령액이 약 3억 4천300만원(월 143만원)에 그치지만 연 6.82% 수익률일 때는 총수령액이 약 10억 300만원(월 418만원)으로 불어납니다.



이러한 차이는 현재 퇴직연금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형 제도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됩니다.

근로자가 직접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하지만 전문 지식이 부족한 대다수에게는 사실상 방치형 연금으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수익률은 지지부진하지만 금융기관은 꼬박꼬박 수수료를 떼어 가니 가입자들의 불만만 커져 왔습니다.

이 고질적인 저수익·고수수료 문제 해답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입자들의 돈을 한데 모아 거대한 기금을 만들고 전문가 집단이 체계적으로 굴려주는 방식입니다.

이 효과는 국내 유일의 기금형 모델인 근로복지공단의 푸른씨앗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출범한 푸른씨앗은 2023년 6.97%, 2024년 6.52%, 올해 상반기에는 연 환산 7.46%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국민연금이 -8%대 손실을 봤던 불안정한 시기에도 2%가 넘는 수익률을 내며 안정성을 입증했습니다.

문제는 푸른씨앗을 현재 30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이 빗장을 풀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안도걸 의원 등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기금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 직장인은 물론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까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기존 계약형과 새로운 기금형 중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의미하며 은행·증권사 등 기존 사업자들이 수수료를 내리고 상품의 질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