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국장에 '의약 문외한'"…세계적 권위 '흔들'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8.29 16:12
수정2025.08.29 16:19
[지난 6월 짐 오닐 미 보건부 부장관(왼쪽)과 케네디 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백신을 불신하는 정책기조에 맞서다 경질된 방역당국 수장 후임에 벤처투자자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직무대행으로 짐 오닐 보건복지부 부장관을 낙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전임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27일 해임된 직후 나온 것입니다.
모나레즈는 스탠퍼드 의대를 거쳐 수십년간 보건 분야에서 몸담아온 전문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불신에 저항하다가 경질됐습니다.
백악관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국의 질병 대응을 총괄하는 CDC는 백신 자문위원회에 이어 국장 업무까지 정치적 영향을 받을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오닐 부장관은 지난 6월 의회 인준을 거쳐 부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백신 음모론'으로 유명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최측근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는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보건 당국에서 식품 규제, 연설문 작성 등을 맡은 적은 있지만 CDC 업무의 본질을 이루는 의학이나 약학 경력은 거의 없습니다.
오닐 부장관은 이후 실리콘밸리 큰손인 피터 틸과 연관된 투자 업계로 옮겨가 수년간 기술, 바이오 등에서 벤처 투자자로 일했습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약물 치료나 예방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이 같은 인물이 CDC 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의학계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백신 불신'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CDC가 정치적 입김 속에 전폭적으로 재편되는 최근 사태는 미국 보건당국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내에서 CDC는 질병을 감시·통제하고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며 의약 연구와 전문가 양성까지 맡는 기관입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연구 기반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춰 대다수 국가가 CDC의 지침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삼고 있습니다.
CDC에서는 모나레즈 국장의 해임 후 다른 고위직 4명도 트럼프 행정부에 저항해 줄줄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이 마찰은 케네디 장관이 백신 회의론자 위주로 재편한 자문위원회가 향후 몇주 사이 새 예방접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인 와중에 불거졌습니다.
자문위는 홍역, 간염 등을 포함해 어린이 필수 예방접종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케네디 장관의 행보를 놓고 공화, 민주 양당에서 일제히 경고의 목소리를 키운다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다음달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공화당 일각에서 의회 조사를 요청했으며, 민주당에서 케네디 장관 해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닐 부장관은 의회 인준을 받기 전까지는 직무대행으로 CDC 국장 자리를 맡는데, 이번 인사를 놓고 CDC 안팎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습니다.
오닐 부장관이 차기 백신 자문위원회 회의를 맡게 된다는 점에서 상원 보건 위원회 위원장이자 의사 출신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9월 예정된 백신 자문위원회 회의를 무기한 연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카카오, 내년부터 이용패턴·기록 수집 검토
- 2."김부장 아내도 못 버텼다"…공인중개사 1만명 집으로
- 3.[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4."월 160만원을 어떻게 내요"…다급해진 신혼부부 2만8천명 몰렸다
- 5.공무원 인기 부활?…9급 첫 월급 300만원 된다
- 6.[단독] 결국 백기든 쿠팡…이용 약관서 '해킹 손해 면책' 삭제
- 7.원금·4% 수익 보장 IMA, 첫날에만 2천200억 몰렸다
- 8."2억은 쓰셔야 됩니다"…높아지는 VIP 문턱
- 9."에어컨에 70만원 순금이?"…LG에어컨의 기막힌 반전
- 10.65세 넘었다면…문턱 높아지는 '절세통장'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