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노란봉투법·한국GM 철수설까지…'공동화' 우려나온다 [산업 막전막후]
SBS Biz 박연신
입력2025.08.28 16:23
수정2025.08.28 17:57
[앵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투자, 특히 미국행 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투자 인센티브에 따른 건데요.
동시에 국내에서는 노란 봉투법 통과와 함께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일지,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는 신호탄일지 박연신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부터 짚어볼까요.
어떤 기업들이 미국행 투자를 이어가고 있나요?
[기자]
조선 산업이 대표적인데요.
한화그룹이 마스가 출범을 기념하며 미국 현지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 달러, 우리 돈 약 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지난해 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는 미국 조선업 부흥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한국의 조선 산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에 210억 달러에 이어 이번 미국 방문에서 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요.
대한항공도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MOU를 맺고 약 360억 달러, 항공기 100여 대를 발주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기업들은 한국과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1천500억 달러 우리 돈 208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는데요.
앞서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서 밝힌 3500억 달러의 펀드 조성과는 별도의 추가 투자입니다.
이번 투자 러시는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 자체를 현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의 미국행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 뭔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건데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와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통해 투자 유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관세로 통상 압박을 이어가며 우리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 장벽을 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리스크 회피형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지만 국내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측면이 있죠?
[기자]
여러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특히 최근 통과된 '노란 봉투법'은 기업들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 변수입니다.
이 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파업 과정에서 손해배상 책임도 제한합니다.
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입장이지만, 경영계에서는 "노조의 투쟁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원청에 무제한적 책임을 지게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앵커]
실제로 노란 봉투법 통과 직후 노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죠?
[기자]
노란 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사흘 만에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 고소장을 제출한 건데요.
전 조합원이 집단으로 고소에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조합원 1천800여 명은 원청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아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고소하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는데요.
대기업이 노사 분쟁의 직접 당사자로 끌려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생산 차질과 추가 비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앵커]
이런 흐름이 결국 국내 산업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국내 일감과 고용이 줄어드는 이른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과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모양새인데요 HD한국조선해양은 필리핀 법인에 1천100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필리핀 현지 법인을 세우고 수빅조선소와 10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가동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베트남 두산비나도 인수했습니다.
조선업 특성상 간접고용 비율이 60%가 넘어 협력사 어느 한 곳이라도 협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할 경우 납기를 맞추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와 타이어 업계도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배터리 3사는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 타이어 업계도 외국에 공장 증설과 새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어떤가요?
[기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한국 GM 철수설이 대표적입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 GM 대표가 최근 노란 봉투법 현실화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건데요.
"제너럴모터스 본사가 한국 GM을 재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더해 주한외국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 3곳 중 1곳이 노란 봉투법 통과 이후 한국 내 투자 축소나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해외 투자, 우리 기업에 득일까요, 실일까요?
[기자]
양면성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외 투자를 선택합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미국과의 통상 무역 관계에 있어서 앞으로 모든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는 그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로 옮겨가면 그만큼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인데요. 또 지역경제 기반이 약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철강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같은 것 생각해 보시면 조선도 그렇고요, 협력업체나 하청업체가 굉장히 많은 산업들입니다. 공장이 외국으로 빠지게 되면 공장에 납품을 하던 하청 구조까지 다 망가지면서 일자리들이 빠르게 소멸될 가능성, 결국 지역 경제 붕괴로 갈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산업정책을 통해 국내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박연신기자, 잘 들었습니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투자, 특히 미국행 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투자 인센티브에 따른 건데요.
동시에 국내에서는 노란 봉투법 통과와 함께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일지,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는 신호탄일지 박연신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부터 짚어볼까요.
어떤 기업들이 미국행 투자를 이어가고 있나요?
[기자]
조선 산업이 대표적인데요.
한화그룹이 마스가 출범을 기념하며 미국 현지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 달러, 우리 돈 약 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지난해 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는 미국 조선업 부흥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한국의 조선 산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에 210억 달러에 이어 이번 미국 방문에서 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요.
대한항공도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MOU를 맺고 약 360억 달러, 항공기 100여 대를 발주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기업들은 한국과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1천500억 달러 우리 돈 208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는데요.
앞서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서 밝힌 3500억 달러의 펀드 조성과는 별도의 추가 투자입니다.
이번 투자 러시는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 자체를 현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의 미국행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 뭔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건데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와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통해 투자 유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관세로 통상 압박을 이어가며 우리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 장벽을 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리스크 회피형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지만 국내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측면이 있죠?
[기자]
여러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특히 최근 통과된 '노란 봉투법'은 기업들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 변수입니다.
이 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파업 과정에서 손해배상 책임도 제한합니다.
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입장이지만, 경영계에서는 "노조의 투쟁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원청에 무제한적 책임을 지게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앵커]
실제로 노란 봉투법 통과 직후 노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죠?
[기자]
노란 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사흘 만에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 고소장을 제출한 건데요.
전 조합원이 집단으로 고소에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조합원 1천800여 명은 원청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아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고소하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는데요.
대기업이 노사 분쟁의 직접 당사자로 끌려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생산 차질과 추가 비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앵커]
이런 흐름이 결국 국내 산업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국내 일감과 고용이 줄어드는 이른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과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모양새인데요 HD한국조선해양은 필리핀 법인에 1천100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필리핀 현지 법인을 세우고 수빅조선소와 10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가동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베트남 두산비나도 인수했습니다.
조선업 특성상 간접고용 비율이 60%가 넘어 협력사 어느 한 곳이라도 협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할 경우 납기를 맞추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와 타이어 업계도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배터리 3사는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 타이어 업계도 외국에 공장 증설과 새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어떤가요?
[기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한국 GM 철수설이 대표적입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 GM 대표가 최근 노란 봉투법 현실화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건데요.
"제너럴모터스 본사가 한국 GM을 재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더해 주한외국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 3곳 중 1곳이 노란 봉투법 통과 이후 한국 내 투자 축소나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해외 투자, 우리 기업에 득일까요, 실일까요?
[기자]
양면성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외 투자를 선택합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미국과의 통상 무역 관계에 있어서 앞으로 모든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는 그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로 옮겨가면 그만큼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인데요. 또 지역경제 기반이 약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철강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같은 것 생각해 보시면 조선도 그렇고요, 협력업체나 하청업체가 굉장히 많은 산업들입니다. 공장이 외국으로 빠지게 되면 공장에 납품을 하던 하청 구조까지 다 망가지면서 일자리들이 빠르게 소멸될 가능성, 결국 지역 경제 붕괴로 갈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산업정책을 통해 국내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박연신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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