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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노력한 석유화학 기업, ‘기존 대출’ 회수 안 한다

SBS Biz 이한승
입력2025.08.20 20:16
수정2025.08.21 08:45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촬영 : SBS Biz)]

철저한 자구노력과 책임을 이행한 석유화학 기업이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존 여신을 유지, 즉 회수하지 않기로 금융권이 뜻을 모았습니다.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약 30조원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을 줄여 익스포저를 축소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21일) 오전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5대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와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 체결을 계기로 석유화학산업의 현황과 업계의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고 금융지원에 대한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기업의 자구노력을 엄중히 평가하고 타당한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냉철한 관찰자·심판자와 조력자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하고, 나아가 사업재편과정에서 수반되는 지역경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특별한 배려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기관들은 석유화학 사업재편과 관련한 금융지원 원칙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금융권은 기업과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책임이행을 전제로,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 협약을 통해 지원키로 협의했습니다.

기업이 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존여신 유지(stand-still)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수준은 기업이 사업재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채권금융회사간 협의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의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을 강조했습니다.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석유화학기업은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금융권은 이번 간담회 논의 결과에 따라 은행,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한 금융권 공동 협약을 신속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을 시작해야 한다"며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웨덴 말뫼의 눈물'은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가 지난 1987년 파산하면서 당대 최대 코쿰스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되고, 지난 2002년 철거된 사건으로, 스웨덴 조선업 쇠퇴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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