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반토막'…서민 안전판 흔들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8.19 11:11
수정2025.08.19 14:22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지난 2년 반 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을 40%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이 부실화되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영세 차주들 대출부터 조인 것으로, 서민 금융의 안전판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022년 9월말 기준 24조 4천84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4조 9천45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2년 반 만에 약 40%가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여신의 감소율(17%)보다 2.4배 높습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규모는 소폭(2.2%) 늘었습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페퍼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1조 8천442억원에서 5천607억원으로 약 70% 급감했습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조 1천573억원에서 7천894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은 3조 7천491조원에서 2조 7천149조원으로 줄이며 1조원 넘게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줄어든 개인사업자 대출이 사실상 소상공인 대출 축소를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1금융권 대출이 쉽지 않아 2금융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저축은행마저 연체율 관리를 이유로 대출을 조이면 서민금융의 안전판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토지담보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무리하게 취급하던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관련 채권이 부실화하자, 기존 대출채권을 정리하면서 영세한 차주들 위주로 신규 대출을 조였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를 하다 보니 소득이 불확실하고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신규 대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체율 관리에 더해 대출 심사 역량이 은행권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도 개인사업자 대출의 축소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당장에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정책기관의 대출 보증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업권 고위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주요 보증기관들의 보증서 발급 대상을 은행 중심에서 2금융권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또 다른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소상공인 상황이 어려우니 금리 수준이 높은 제2금융권보다는 시중은행이 (소상공인) 융자를 일부 책임져주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정동진다른기사
양천·동작·성동 등 대출 타격…대출 한도 1억 '뚝'
金총리 "말싸움보다 생산적 정치"…추석연휴 장흥·김제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