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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F-35' 스위스, 캐나다 등 구매 '글쎄?'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8.12 13:13
수정2025.08.12 15:45

[2022년 10월 20일 스위스 베른 칸톤의 마이링엔 근처에서 열린 스위스 육군의 연례 에어쇼에 참가한 이탈리아 공군 소속 F-35A 전투기. (마이링엔 스위스 베른 칸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스위스 정치권에서 미국제 F-35 전투기 구매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현지시간 11일 전했습니다. 
   
스위스는 10여년 전부터 신형 전투기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을 도입하자는 방안이 2014년에 국민투표에서 거부됐습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정부는 2020년에는 기종을 특정하지 않은 채로 국민투표에서 가까스로 50.1% 찬성을 얻어 신형 전투기 도입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그 후 스위스 정부는 4개 기종을 후보로 올리고 그 중 프랑스 다소의 라팔과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다가 2021년에 F-35로 기종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스위스는 60억 스위스프랑(10조 원)을 들여 36대의 F-35 전투기를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인도 예정 시점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입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지난달 스위스 측에 비용이 추가로 약 10억 스위스프랑(1조7천억 원) 늘어날 수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스위스 녹색당 소속 발타자르 글레틀리 의원은 폴리티코에 이메일로 "미국은 스위스 같은 구매국에 미군과 똑같은 조건으로 돈을 내면 된다는 조건만을 보장한다"며 "그러나 이 가격은 여전히 인상될 수 있다. 특히 미국으로 수입되는 부품들에 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색당은 올해 3월 글레틀리 의원 발의로 F-35 구매계획 취소안을 연방의회에 공식 제출했습니다. 

이 취소안 발의자들은 미국이 안보 파트너로서 믿을 수 없게 되었다며 스위스가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주권에 입각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위스 대통령이 속한 자유당 소속의 한스-페터 포르트만 의원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F-35 제트 전투기가 다시 정치적 쟁점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손해를 감수하고 계약을 해지할지, 혹은 우리가 이미 대금을 지불한 것만 인도를 받고 미국으로부터 오는 그 다음번 인도분은 중단시킬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켈러 주터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F-35 도입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스위스 사이의 '무역전쟁' 기싸움이 계속되고 이달 7일부터 미국이 스위스를 상대로 39%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게 폴리티코의 설명입니다.

F-35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향후 고려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것은 스위스만이 아닙니다. 

스페인은 얼마 전 F-35 구매 계획을 보류하고 유럽제 '유로파이터'와 스페인 산업계가 참여하는 프랑스-독일 합작 프로젝트 '미래공중전투시스템'(FCAS) 중 하나를 선택하는 쪽으로 방침을 전환했습니다. 

포르투갈 국방부는 F-35 구매를 건의했으나 올해 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방침이 흔들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문제로 갈등을 겪은 후 F-35 구매 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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