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소비에 여력이 없어지면 대출로 눈길을 돌리게 되죠. 

그런데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자 총량 한도를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줄줄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연말에나 나타나던 대출 절벽이 더위가 가시기도 전에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출 상황은 류선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연말도 아닌데 대출 빗장이 줄줄이 걸어 잠겼습니다. 

은행들이 6.27 대출 규제 이후 자체적인 추가 조치를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은행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막았습니다. 

[은행권 관계자 : 내달 실행분까지는 한도가 소진돼 신규 접수는 제한된 상황입니다. 내부 및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추가적인 조치가….]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막는가 하면, 전세대출 갈아타기도 속속 막히는 분위기입니다. 

[은행권 관계자 : 총량 관리 규제에 맞춰서 실수요자분들한테 가계 대출 공급을 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전세자금 대출 같은 경우에도 제한 조치를 적용하고….] 

6.27 규제로 은행권이 내줄 수 있는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한 주 만에 약 2조 원 가까이 뛰었습니다. 

6.27 규제로 주담대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신용대출이 1조 원 넘게 불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신용대출이 늘며 가계대출 차주들의 평균 신용 점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신용자 쏠림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오정근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주담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추가 규제 전)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결과적으로는 고신용자들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저신용자, 즉 서민들이 대출받지 못해서 더 어렵게 만드는….]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들썩이며 정부가 조만간 담보인정비율, LTV 강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적용 대상 확대 등 추가적인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SBS Biz 류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