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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시끌' 왜? 런던탑 인근에 中 초대형 대사관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8.11 17:06
수정2025.08.11 17:09

[영국 런던 옛 조폐국 건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탑 인근에 중국이 유럽 최대 규모의 대사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영국 BBC,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영국 왕실 소유였던 왕립 조폐국 부지 '로열 민트 코트' 2만㎡를 2억5천500만파운드(약 4천768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중국은 현재 런던 메릴본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이곳으로 신축·이전한다는 계획입니다. 완공되면 유럽 최대의 중국 대사관이 됩니다. 이 계획에는 약 200명의 직원용 숙소 건설 계획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역 주민은 좌불안석입니다. 로열 민트 코트 주민 협회의 재무 담당자인 마크 나이트게이트(64) 씨는 중국 대사관이 건물주로서 무작위 수색을 할 수도 있고, 주민들이 간첩 혐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부지의 역사적 의미 때문에 외국 대사관이 들어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곳은 1809년부터 1975년까지 동전을 주조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런던탑의 맞은편에 있어 유동 인구가 많고 주요 시설들이 밀집한 지역입니다. 

중국의 조폐국 부지 대사관 건립 계획을 영국 정부가 왕실 보석을 팔아넘기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영국 정부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대사관이 유럽의 '스파이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중국이 현상금을 건 시기와 맞물려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애초 이 건축 계획의 허가 권한은 관할 자치단체인 타워 햄리츠 구의회에 있었습니다. 구의회는 2022년 영국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안전, 잦은 시위 가능성, 부지의 역사적 의미 등을 이유로 계획을 불허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통화 이후 노동당 정부는 이 대사관 건축에 대한 허가권을 자치단체에서 중앙 정부로 이관했습니다. 

앤절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는 다음달 9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레이너 부총리가 최근 중국에 대사관 설계도면의 일부가 가려진 이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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