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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KT, 국가대표 AI 탈락 '쇼크'…NC 다크호스 눈길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8.04 17:39
수정2025.08.04 18:42

[배경훈 과기부 장관 "세계 최고 AI모델 목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주도하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정예팀 5곳에 유력 후보였던 카카오와 KT가 탈락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2강' 체제를 구축한 네이버클라우드 정예팀과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팀을 비롯해 최근 몇 년 간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SK텔레콤이 국가대표 AI 선발을 위한 본선 진출 티겟을 따낸 데 이어 남은 2장은 이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ICT(정보통신기술)업계 안팎에서는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NC AI가 국가대표 AI 정예팀에 선발되면서 카카오와 KT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 중 5개 정예팀에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이 선정됐습니다.

반면 카카오와 KT는 지난달 말 1차 평가 문턱은 넘었지만 이번 본선 5개팀 안에 선정되지 못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최근까지 자사의 AI 모델에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춰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탈락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만 세 종류의 카나나 시리즈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자랑했습니다. 지난 2월 카나나 오픈소스를 공개했고 5월에는 성능이 한층 향상된 카나나 1.5 언어모델 4종을 추가 공개한 데 이어, 이달에는 국내 최초 MoE 모델과 경량 멀티모달 모델까지 선보였습니다.

KT도 모두를 위한 한국적 AI 비전을 제시하며 자체 언어모델(LLM) '믿:음 2.0'의 오픈소스를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Face)를 통해 공개하고 솔트룩스, 크라우드웍스, 매스프레소, 투모로 로보틱스, 경찰청, 고려대 의료원 등 각 분야의 대표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세간의 예상과 달리 고배를 마신 것을 두고 외국계 빅테크와 AI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소버린 AI'의 취지와 맞지 않는 행보를 이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KT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I 분야 전방위 협업 추진 계획을 밝혔고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 서비스 협업 방침을 공식화하는 식으로 AI 관련 비즈니스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팀을 비롯한 5개 정예팀 모두 국내 LLM 개발에 힘을 쏟으며 자체 개발 AI 모델로 여러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강화 학습 훈련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고도의 기술력을 쌓은 경험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과기정통부는 AI 기술력을 필두로 개발 경험, 개발 목표의 우수성, 개발 전략, 파급 효과, 생태계 기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요구한 독자 기술력 입증에 한계를 보이며 자체 AI 개발 대신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기로 하는 등 외산 AI 도입을 통한 기술 의존 성향을 보여온 게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반면 유력 주자들을 제치고 중소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돼 신데렐라로 부상한 업스테이지는 AI 관련 업계에서는 기술력으로 정평이 난 기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솔라 프로2'가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에서 58점을 받으며 전체 12위에 올랐고, 이 소식을 xAI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에 공유하며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카카오와 KT를 밀어내며 5개 정예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엔씨소프트의 AI 자회사 NC AI도 다크호스로 평가받습니다. 

2011년부터 14년간 AI 연구에 힘을 쏟을 정도로 업력을 쌓아왔고 글로벌 게임 유저들이 인정한 LLM '바르코(BARCO)' 모델은 시스템 고도화를 거듭하며 여러 벤치마크 탑티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모델은 패션, 게임, 스마트시티, 제조 현장 등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어 해당 LLM을 써본 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제조·유통·로봇·콘텐츠·공공 산업을 위한 산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의지를 밝힌 게 주효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5개 정예팀의 착수식을 개최할 계획이며, 세부 일정과 방안 등은 추후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착수식 등을 계기로 5개 정예팀들에게 'K-AI 모델, K-AI 기업' 명칭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기업에도 기회는 있을 것이라며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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