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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론 확산 우려에 이시바, 광복절 '전후 80년' 메시지 안낼 듯

SBS Biz 윤지혜
입력2025.08.02 16:46
수정2025.08.02 16:48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그동안 의욕을 보였던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를 당분간 미루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아사히신문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년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집권 자민당 내 보수파 반발 등을 고려해 종전일인 8월 15일과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에는 발표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이었던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종전일 무렵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전후 50년 담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전후 60년 담화에서 각각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후대에 사죄를 계속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일 역사문제에서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이시바 총리는 이러한 담화를 내는 대신 자문기관을 설치해 전쟁에 이르게 된 경위를 검증한 뒤 개인 자격의 메시지를 발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것을 계기로 당내 보수파를 중심으로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전후 80년 종전일에는 전쟁과 식민지 지배 관련 총리 담화는 물론 메시지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민당 보수파는 아베 담화에 후손들에게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추가 담화는 필요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아사히는 "정권 내에서는 총리가 메시지를 내면 총리 반대 세력이 이를 구실 삼아 퇴진 요구를 강화해 정권 존속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견해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도 지금은 역사 문제와 관계된 메시지를 내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지 않으면 8월 15일이 지난 뒤 적절한 시점에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가 참의원 선거 이후 전후 80년 메시지를 위해 비공개로 여러 전문가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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