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관세전쟁' 누가 웃고 울었나…K-조선 '방긋'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8.01 10:47
수정2025.08.01 11:17

[앵커]

관세는 기업별로 피부에 와닿는 의미가 다르겠죠.

누구에겐 대형 악재고, 또 누구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아직 승자와 패자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초반 분위기를 봤을 때, 누가 울고, 누구 웃고 있는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해외에서 웃는 기업부터 보죠.

보잉이 이번 주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이번 관세 전쟁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고요?

[캐스터]

가장 크게 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럼프와의 무역 협상에서 상대국들이 '보잉 항공기 구입'을 협상 카드로 잇달아 제시하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는데요.

일본 정부는 무려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고, 영국과 인도네시아의 무역합의에도 보잉 항공기 주문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보잉의 주가 회복으로 이어졌는데요.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와 부진한 실적, 여기에 중국 납품까지 중단되면서 130달러 선까지 미끄러졌다가, 이후 반등에 성공해 오늘(1일)까지 60% 넘게 급등했습니다.

[앵커]

실적도 좋았잖아요?

[캐스터]

보잉은 이번 주 깜짝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수년간 암울한 시간을 보낸 끝에 6년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는데요.

2분기 매출은 227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32조 원에 육박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가까이 늘어 2019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찍었고요.

순손실은 1억 7천6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1년 전보다 대폭 줄어들었고, 현금 소진액도 2억 달러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2분기 150대의 항공기를 인도하면서, 2018년 이후 2분기 기준으로 최대 인도량을 기록하기도 했고요.

올해 상반기 280대를 인도하며 지난해 연간 인도 대수(348대)의 80% 수준을 이미 채울 만큼, 보잉이 미국의 관세 전쟁 국면에서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올해 보잉의 매출이 작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관세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우리 기업들이 이번 주 대형 계약을 발표했잖아요.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는 간접적인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캐스터]

이번 주 LG에너지솔루션이 깜짝 발표를 했죠.

테슬라인게 거의 확실한데, 우리 돈 6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추진하면서, 중국 배터리에 의존해 온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데 따라 우리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부터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양산 중인데, 북미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로 꼽히고요.

이렇게 되면 중국 제품의 가격 우위는 사라지게 됩니다.

이번 관세 협상을 계기로 그간 중국이 장악해 온 LFP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북미 현지 생산 거점을 앞세워 시장 지형을 바꾸고,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4번 타자' 역할을 한 조선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죠?

[캐스터]

이번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이 키를 쥐고, 핵심 전략산업으로 부각됐는데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중심으로 우리 조선사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업종 전반의 정책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 그대로 녹아들고 있습니다.

최근 1주일 새 한화오션이 약 19%, HD현대중공업이 13% 오르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요.

조선업 관련 ETF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OL조선 TOP3 플러스는 7월 저점인 4일부터 최근까지 20% 넘게 올랐고, 같은 기간 TIGER조선 TOP10은 2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업계는 조선업이 실적과 수주, 미래 모멘텀까지 삼박자를 갖춘 구조적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 보고 있는데, 특히 최근 한미 관세 협상 국면에서 거론된 마스가 프로젝트는 조선업 재평가의 계기로 주목받고 있고요.

업계는 이 같은 호재가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고, 국내 조선업의 중장기 재평가를 이끌 수 있는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조선업 대장주인 한화오션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기도 했는데, 모두 15곳이 목표주가를 10만 8천 원에서 14만 3천 원 사이로 올려 잡았습니다.

[앵커]

미국은 또, 구리에 50%의 품목관세를 곧 부과하는데, 관련해서 국내 수혜 기업이 있다고요?

[캐스터]

트럼프 대통령은 50% 구리 관세에 서명한 포고문을 발표했는데요.

구리로 만든 반제품, 파생제품에는 관세가 적용되지만, 구리 광석 등 원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구리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연거푸 갈아치웠는데, 국내 증시에서 풍산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가는 구리 관세 정책 발표시점부터 우상향 했는데, 최근 석 달간 180% 넘게 올랐고요.

전문가들은 국제 구리 가격 급등이 풍산 미국 생산법인인 PMX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는 어떤가요?

[캐스터]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도 당초 25%에서 15%로 낮아지긴 했지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와 같은 수준이 됐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전까지 일본차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됐는데, 자유무역협정으로 무관세가 적용되던 우리 자동차의 '가성비'가 사라지는 거죠.

이 가성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 협상단은 12.5%의 관세율을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거부하면서 결국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달리던 우리 방산업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죠?

[캐스터]

유럽연합이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약속하면서 우리 방산업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앞서 EU는 2030년까지 8천억 유로, 우리 돈 1천3백조 원의 자금을 동원한 재무장 계획을 밝혔는데, 유럽산 무기 구매가 최우선이지만, EU와 양자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한국에도 기회의 문이 열렸었습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리 방산업체는 기존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넘어 서유럽 진출을 꾀했는데, EU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통보한 30% 관세의 절반 수준에 합의하는 대가로, 미국산 무기도 대거 사들이기로 하면서, K방산이 설 자리가 그만큼 줄어들게 됐습니다.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EU는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무기 등 군사장비를 구입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재무장 예산의 우선순위가 한국산이 아닌 미국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은 "이번 미국과 유럽의 관세 합의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건 미국 방산업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외신 헤드라인] "오픈AI, '컴퓨트 마진' 68%…작년 1월의 두배"
[글로벌 비즈 브리핑] '돈 못 버는 공룡'?…오픈AI, 수익 '껑충'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