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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생크림 품귀' 본격화…무더위에 수급 비상

SBS Biz 이정민
입력2025.07.29 16:45
수정2025.07.29 17:11

일찍 찾아온 역대급 폭염에 원유 생산이 줄며 업계가 생크림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생크림 가격이 폭등하며 특히 디저트 가게나 카페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 국산 생크림 품귀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원재료인 원유 생산이 줄고 우유 소비가 늘기 때문입니다. 각종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는 품절되기 일쑤고, 국산 생크림 500ml를 2만9천원~3만원에 파는 오픈마켓까지 등장했습니다. 대량 공급 계약을 맺어 생크림을 공급받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매로 생크림을 조달하면서, 품귀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생크림 품귀는 무더위로 인한 원유 생산량 감소 때문입니다. 국내 젖소 농가의 99% 이상이 사육하고 있는 홀스타인 젖소는 더위에 취약한 품종입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생크림 원재료인 원유 집유량은 최근 1천900톤에서 100톤가량 줄었습니다. 

여름철 우유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유제품 업체들은 수요에 비해 원유 생산량이 많을 때, 넘치게 생산된 원유로 탈지분유를 만듭니다. 다른 유제품에 비해 더 오래 보관·저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크림은 이때 탈지분유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지방으로 만들어집니다. 여름에는 가뜩이나 원유가 적게 나오는 데다 다른 계절에 비해 음료 등으로 우유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생크림 생산이 줄어드는 겁니다.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 생크림은 특별한 수급 대책도 없고, 심지어는 정확한 가격 추이도 조사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모니터링하는 주요 식품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인데, 심지어 450여개 품목을 조사하는 통계청의 물가 조사에서도 생크림은 빠져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생크림 품귀는) 낙농산업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겨울철에는 오히려 원유가 안 팔려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육을 늘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빵·케이크 등 디저트류를 판매하는 영세 자영업 매장의 경우 원가 부담을 떠안거나,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여름이 점점 길어지는 상황에서 생크림 품귀도 더 자주, 더 길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이상 고온과 젖소 사육두수 감소로 8월 말 본격화된 생크림 품귀 현상이 악화와 해소를 반복하며 그해 크리스마스까지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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