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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의 車관세 인하 대가로 미국車에 '무관세 선물'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7.29 04:27
수정2025.07.29 04:29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대가로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유럽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전면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 고위 당국자는 28일(현지시간)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전날 타결된 미국·EU 무역협정 세부 내용을 설명하면서 "최혜국대우(MFN)에 따른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하하기로 이미 합의했다"며 "우리는 이것을 아예 0%로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새 협정에 따라 미국이 EU산 자동차에 현재 부과되는 관세율 27.5%(품목관세 25%+MFN 관세 2.5%)를 15%로 인하하기로 한 데 따라 EU 측이 동의한 양보안입니다. 

세계적 자동차 제조기업이 있는 EU 입장에서 미국에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자신이 내심 깔린 것으로 보이지만, 불균형 합의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집행위는 이날 미국과 합의한 EU산에 대한 15% 관세율이 기존 MFN 관세를 포함하고, 추가 관세가 붙지않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성격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조만간 합의 내용을 명시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인 양측간 공동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승인되는 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철강·알루미늄을 제외한 모든 EU산 대미 수출품에 15% 관세율이 일괄 적용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집행위 당국자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EU산 의약품과 반도체는 기존대로 최혜국대우(MFN)에 따른 영세율(0%)이 적용되며,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이 관세 도입 결정을 하더라도 유럽산에는 15%가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에 관한 미국 측의 분명한 정치적 약속(political commitment)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 EU와 미국 정상간 회동이 끝난 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의약품도 15% 관세가 적용된다고 한 반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은 어떤 합의에서도 제외된다고 언급해 혼선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EU는 이번 협상에서 철강·알루미늄 50% 관세 인하를 받아내는 것에는 실패했습니다. 

대신 미국은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까지는 50% 관세를 면해주는 쿼터제 도입에 합의했으며 물량에 대해 향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집행위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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