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현대차, 車부품 현지화 추진…부품업계 '먹구름'

SBS Biz 오정인
입력2025.07.27 10:18
수정2025.07.27 10:18

[지난 24일 경기도 평택항 부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미국 고율 관세에 대응해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부품업계에 먹구름이 짙어졌습니다.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4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부품 소싱 변경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사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한 가운데 총 200여개 부품을 두고 최적의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가 부품 공급망 변화를 공식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2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8천282억원인데 그중 20%가 부품 관세에서 비롯됐습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미국 관세로 영업이익이 7천860억원 감소했기 때문에 향후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현지 부품 조달률은 48.6%로 경쟁업체 대비 낮은 편입니다. 

테슬라(68.9%), 혼다(62.3%), 도요타(53.7%) 순으로 미국 부품 조달률이 높았고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닛산(41.4%), 포드(40.1%), GM(31.1%)이 낮은 축에 속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현지화가 현실화하면 국내 부품업계의 대미 수출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천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그중 60∼70%가 현대차·기아향(向)으로 부품업계는 추산합니다.

국내 부품업계로선 가장 큰 수출시장의 최대 고객을 잃을 위기에 놓인 셈입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생산이 가속하면서 국내 납품 물량마저도 줄어들 수 있다고 부품업계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앞세워 작년 기준 70만대였던 현지 생산능력을 12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부품 관세가 없다면 국내 생산 물량이 미국으로 넘어가더라도 수출을 통해 부품 납품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관세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현지 조달 체제가 굳어질 경우 납품액 순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입니다. 

지난해 국내 부품업계의 완성차업체 납품액은 총 71조6천584억원으로 그중 현대차(37조4천797억원)와 기아(27조2천524억원)의 합산 점유율이 90.3%였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정인다른기사
노동부, 조선업 인력수급 점검·지원…관계부처 TF 구성
'우여곡절' 국립의대 설립…목포대·순천대 통합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