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보 걸으며 모은 고물로 천만원 기부한 86세 할아버지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7.21 18:29
수정2025.07.21 18:36
[인터뷰하는 이형진 기부자 (사진=연합뉴스)]
고물 모은 돈 천만을 기부한 80대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대전에 거주하는 이형진(86)씨입니다.
21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을 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든살까지는 나 살기 위해 몸부림쳤는데, 삶의 마지막은 작은 나눔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기부금은 2∼3년간 이 씨가 재활용품을 직접 수집해 모은 돈입니다. 새벽이면 집을 나와 폐지를 줍고 캔을 주워 고물상에 팔았습니다.
하루 2만보 넘게 걸어 다니며 재활용품을 모아 매일 5천원∼1만원씩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은 고물은 매년 6∼7t에 달했습니다.
"번 돈을 죽어서 가져갈 것도 아니고 애들도 다 컸고, 이 돈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계속 재활용품을 모았어요."
재활용품 수집을 8년 전부터 해오며 틈틈이 조금씩 남모르게 기부해 왔습니다.
그는 2년 전 대전 유성구 다가구주택 일가족 사망사건과 인천 일가족 5명 사망사건을 잇달아 접하면서 가장 어려운 한 가정을 집중적으로 도와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기부금은 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이가 있으면서도 임대주택 보증금조차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만 태워야 했던 위기의 한부모가정에 전달됩니다.
특히 이씨는 기부금과 함께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손 편지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편지에는 "희망은 곧 삶의 원동력입니다. 멈췄을 때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사랑의 근원이신 하느님이시여! 이 작은 나눔이 이름 모를 길 잃은 어린 소년의 가정에 희망의 새싹이 되도록 영원토록 보살펴 주옵소서"라고 적었습니다.
1970년대 월남전에 통역관으로 참전했던 참전유공자이기도 한 이씨는 국가에 감사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갚아나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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