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취업한 죄?…"호황기보다 1.3억원 손해"
SBS Biz 정광윤
입력2025.07.21 12:29
수정2025.07.21 15:45
첫 취업 당시 경기상황에 따라 평생 임금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경기침체기에 취직한 근로자는 경기 안정기에 취직한 근로자보다 20년간 실질 임금이 총 1억3천만원 적었습니다.
21일 국민연금연구원은 '노동시장 진입 시기의 경제 여건에 따른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를 통해 "경제침체기에 노동시장으로 진입한 청년층의 임금이 다른 경제 상황에 진입한 청년층의 임금보다 낮으며 이는 장기적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시점인 지난 1998년 기준 27세~29세, 30세~32세 남성 집단(코호트)의 경우, 1998년 첫 취업자보다 경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2003년 첫 취업자의 20년간 월평균 실질임금이 각각 약 105만원, 120만원씩 더 높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인 지난 2008년 기준으로 봐도, 27세~29세 남성 집단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2008년 첫 취업자보다 이후 안정기에 접어든 2014년 첫 취업자가 약 111만원 더 많았습니다.
여성 역시 30세~32세 집단 기준 2013년, 2014년 첫 취업자 임금이 2008년 취업자보다 100만원 넘게 앞섰습니다.
연구진은 1998년-2004년 첫 취업자(남성 27세~29세 집단)의 20년간 월평균 실질임금 격차 55만6천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해당 기간 총 1억3344만원의 금액 차이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스페인,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선행연구를 인용해 "경기 호황기에 취직한 근로자들은 더 높은 임금과 빠른 승진을 경험한 반면, 침체기에 취직한 근로자들은 장기적인 소득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학력 등 조건에 따라 이런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관련 선행연구를 인용해 "덜 유리한 졸업생들은 경제 침체로 인해 하향 이동을 경험하면서 소득이 영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부정적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데, 일부가 저임금 직업이나 업무에 영구적으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졸자들의 경우에도 졸업 시기에 노동 수요가 감소하면 대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영구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초년생부터 대기업에서 역량을 개발할 기회가 줄어 장기적인 소득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더불어 연구진은 경기여건에 따른 소득격차가 국민연금 납부액 차이로 이어져 은퇴 후 소득까지 근로자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경제 침체기에 거시경제 부양과 함께 노동시장에 대한 부양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경제 정책이 필요하며 국민연금 제도의 정책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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