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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개방 카드에 농민반발 현실화…고민 깊어지는 韓

SBS Biz 안지혜
입력2025.07.16 17:47
수정2025.07.16 18:20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했습니다. 

3개국 모두 농산물 개방을 이끌어내 우리나라와의 협상에서도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압박이 조여 오는 가운데 어떤 걸 들어주고, 무엇을 지켜낼지 난제 앞에 우리 내부적으로 진통입니다.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소고기와 쌀 등 농수산물 수입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장 축산업계와 농민단체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안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5일) 전국한우협회가 성명을 낸데 이어 오늘(16일)은 농민단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FTA 통상협상에서 농업분야가 늘 희생되어 왔으니 이번에도 기필코 농업분야를 희생시키고야 말겠다는 것입니까. 산자부와 통상교섭본부장은 즉각 농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농산물 분야도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최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발언이 국내에 특히 민감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산업부는 어젯밤 늦게 "통상당국은 대미 관세협상에서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의 민감성을 감안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며 신중히 대응 중"이라면서, "농축산물 개방과 관련해 정부가 결정한 바 없다"라고 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화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이 농축산물 시장을 열면 그 자체로 미국산의 안전성을 인정한다는 상징성이 있고, 만약 끝까지 거부하면 이걸 빌미로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만큼 농산물 시장 개방은 미국의 전략적 카드입니다.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과 관련해 미국의 '진짜' 의중 파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태황 /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이 관세 전쟁은 우리가 일으킨 게 아니라 미국이 일으킨 거죠. 미국이 요구하는 게 뭐냐라는 거죠. 우리 협상단에서 '미국이 정말 쌀 시장 개방을 원하는 건가, 소고기 수입을 더 늘리는 것이 원하는 건가', 그거 파악이 우선일 것 같고요.] 

내부 반발이 한미 관세협상 새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내일(17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됩니다. 

SBS Biz 안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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