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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애플, '2인자도 떠났다'…AI '첩첩산중'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7.10 06:50
수정2025.07.10 07:51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시대 흐름을 주도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애플의 발걸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애플 제국을 세운 주역들은 잇따라 자리를 떠나고, 갈 길은 바쁜데 미국과 중국, 두 고래 싸움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잇단 소송까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애플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던 월가에서도 이제 느낌표 대신,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데요.

첩첩산중 애플,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밤사이 나온 소식부터 살펴보죠.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가 자리를 떠난다고요?

[캐스터]

27년간 회사에 몸담으며 '2인자', '차기 CEO'로도 거론됐던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가 올 연말 퇴임합니다.

윌리엄스는 왕국으로도 불리는 애플의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한 키맨으로 꼽히는데, 가뜩이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그 여느 때보다 큰 지정학적 압박을 받고 있는 시기 회사를 떠나게 돼,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먼저 자리를 떠난 루카 마에스트리까지 더하면 회사의 CFO와 COO가 모두 퇴임하면서,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인물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책임져줄 인재들도 대거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거침없이 AI 두뇌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메타에게 AI 개발을 총괄해온 대어, 뤄밍 팡을 빼앗겼는데, 앞서 지난달엔 부팀장을 맡던 톰 건터도 팀을 떠났고요.

핵심 오픈소스 시스템인 MLX 개발팀 전체가 집단 사직을 검토했다는 소식까지 나오는 등 내부에서 동요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특히 AI 개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요?

[캐스터]

지난달 연례개발자 행사에서도 별다른 기능을 내놓지 못해 혹평을 받으면서, 자체 AI 모델 개발에 심상치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암시했죠.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2년 전 AI가 탑재된 시리가 나왔어야 하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인데,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파운데이션 모델 팀의 리더들이 줄지어 퇴사하면서, 결국 자체 개발에서 손을 떼고, 오픈AI나, 앤스로픽 등 3자 업체의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가뜩이나 갈 길도 바쁜데, 규제 리스크도 발목을 잡고 있죠?

[캐스터]

가뜩이나 AI 개발도 정체된 상황에서 규제 리스크까지 겹쳐 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앱스토어 수수료 강제 조항은 법원 판결로 무력화됐고, 구글과의 연간 200억 달러 규모 검색 계약도 취소될 상황에 놓여있고요.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도 이른바 빅테크 갑질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시장법 위반으로 5억 유로, 우리 돈 8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받아 맞불 소송전에 힘을 빼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안방인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라며 관세카드까지 꺼내든 터라, 안팎으로 고민이 깊은데요.

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토종기업들은 앞다퉈 AI 폰을 내놓으며 선전할 때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어, 턴어라운드 기회가 빠르게 닫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상황이 이래지자,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는데, 월가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캐스터]

AI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늑장을 부린 애플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15% 넘게 빠지면서, 시총 1위 자리마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에 번갈아 내주며 체면을 구기고 있는데, 월가에서는 애플의 혁신 부재, 높은 밸류에이션 등을 이유로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나옵니다.

리스크리버설 어드바이저는 애플은 인공지능 전략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제품 주기 1년을 완전히 놓치게 될 것이다 지적했고, 메트로폴리탄은 M7 기업 중 공급망 문제가 가장 심각한 기업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알파스프레드에 따르면 애플의 내재가치는 152.44달러로, 현재보다 약 25% 고평가 된 상태인데, 니드햄은 "애플이 비싸 보이기 시작한다.

펀더멘털 성장의 역풍도 거세다 짚었고요.

오죽하면 애플은 점점 더 뒤처지고, 앞으로 소프트웨어 회사보다, 아이폰만 찍어내는 하드웨어 회사에 가까워질 것이란 혹평까지도 나오는데, 뒤늦게 투자와 개발에 나서곤 있지만, AI 막차마저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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