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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수장, 'WTO 대체기구' 제안…CPTPP 합류 미국과 대응 구도 시사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6.27 17:29
수정2025.06.27 17:34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수년째 '무용론' 논란이 일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대체할 새로운 자유무역체계 구축을 깜짝 제안했습니다.

특히 세계 경제의 15%를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합류 가능성을 열어둬 주목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심야 기자회견에서 'WTO 대체기구 설립을 제안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회원국들에 자유무역을 원하는 여러 국가와 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내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이며 흥미로운 부분은 CPTPP로, (가입국인) 아시아 국가들이 EU와 구조적 협력을 희망하고 있으며, EU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재설계하는 것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WTO 내의 개혁도 필요하겠지만 WTO의 '오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세계에 많은 나라들이 규범에 기반한 구조에서 자유 무역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사실상 'WTO 2.0' 필요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CPTPP와 EU가 함께라면 막강할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작년 12월에 영국이 추가로 가입해 현재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총 12개국으로, 한국은 가입국이 아닙니다.

당초 미국도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첫 임기 당시 탈퇴를 결정한 이후 CPTPP로 재발효됐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구조적 협력'을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CPTPP와 별도 협정을 체결하거나 나아가 정식 가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EU가 CPTPP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EU 합류 시 CPTPP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포괄하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전방위 관세에 맞서 제3국과 공조를 확대하고, 일종의 '거대한 무역지대' 조성을 모색하려는 의도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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