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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은 환불 불가?" 헬스장·필라테스 등 불리 약관 다수

SBS Biz 정대한
입력2025.06.27 13:54
수정2025.06.27 13:57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가 다발하는 헬스장·필라테스·요가 등 전국 20개 체인형 체육시설업의 계약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계약 해지를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등 모든 계약서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많은 소비자가 체육시설업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1월루터 올해 3월까지 최근 3년간 소비자 피해구제로 접수된 사건이 1만3807건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조사대상 사업자의 70%가 소비자의 계약해지를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속거래 등의 해지·해제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의 환급에 관한 산정기준'에 따라 체육시설업 이용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대상 20개 사업자 중 14개 사업자의 약관에서 중도해지 및 환불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등 계약해지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특히, 12개 사업자는 대부분의 체육시설업 이용자가 할인가로 계약을 체결하는 거래관행에도 불구하고 할인 회원권에 한해서는 계약 해지를 금지하고 있었으며, 3개 사업자는 개인 사유로 인한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조사대상 사업자의 90%에 해당하는 18개 사업자는 사업자의 법적인 관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체육시설업자는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조사대상 20개 사업자 중 18개 사업자는 체육시설업장을 이용하며 발생한 물품의 분실, 이용자의 부상, 회원 간의 분쟁 발생 등과 관련해 사업자의 귀책 유무를 고려하지 않고 그 책임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헬스장은 최소 1명 이상의 체육지도자를 배치해야 하지만, 3개 사업자는 새벽 시간대에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고 운영하면서도 이때 발생하는 상해 등에 대한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습니다.

회원권의 양도, 재판관할 등과 관련해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5개 사업자는 할인된 회원권에 한해 양도를 금지했으며, 2개 사업자는 직계가족이나 지인에게만 양도를 허용했습니다.

4개 사업자는 양도받은 회원권에 대해서는 환불이 불가하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2개 사업자는 분쟁 발생에 따른 소송 진행 시 관할 법원을 사업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사업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정해서는 안된다는 민사소송법과 배치되는 약관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한편, 설문조사 결과, 체육시설업 이용자의 평균 계약기간은 6.8개월로 이용자 대부분이 장기계약을 체결했는데, 응답자의 21.6%는 체육시설업 계약 시 환불 기준 등 계약해지와 관련된 약관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59%가 체육시설업을 6개월 이상의 기간으로 장기 계약한다고 답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1.3%은 체육시설업이 폐업할 경우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9.6%는 폐업으로 인해 이용료를 환불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에 응답자들은 체육시설업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를 꼽았으며, 응답자의 78.4%는 추후 체육시설업 선택 시 체육시설업자의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소비자원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유하고, 사업자 개선조치 등 체육시설업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 관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벤트, 프로모션 등 가격 할인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이용 가능한 기간(횟수)으로 신중히 계약을 체결할 것 △중도 해지 시 환급기준 등 계약의 중요 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것 △사업자 폐업 등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해 신용카드 할부(20만 원 이상, 3개월 이상) 결제를 할 것 △분쟁에 대비해 내용증명, 문자 등 의사 표시 관련 입증자료를 확보할 것 등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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