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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김영훈, 근로자 '희망열차' 몰까…"분절화 해소 시급"

SBS Biz 오정인
입력2025.06.24 17:57
수정2025.06.24 18:5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노동시장의 분절화'를 꼽았습니다.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어떤 정책과 제도도 당위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노·사·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이익을 찾아가는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24일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 안고 제게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부 장관 후보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노동시장 분절화'(이중구조)를 꼽았습니다. 

김 후보는 "과거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비정규직도 아니고 비임금 노동자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렇게 분절화된 노동 시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는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성장과 통합이라는 국정 기조에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광범위하게 법의 보호 밖에 내몰려 있는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 들어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을 사회적 대화로 불러들일 방안에 대해선 "사회적 대화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알기론 그 방법 외에 우리 앞에 닫혀 있는 사회적·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설득 당하겠다는 자세로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는 "기업별 노사관계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시민들이 있다"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시장의 횡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보호 기능이 작동돼야 하고 이러한 사회의 보호 기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사회적 대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사·정 3자가 머리를 맞대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며 이 과정은 쉽지 않지만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대화를 시작하지 않겠다. 대화 자체가 목적이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3자 대화 원칙을 지지한다"고 전했습니다.

정년 연장, 주 4.5일제 등 노사가 대립하는 현안을 두고는 "디지털 전환이나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 변화, 노동력 감소 등 우리 앞에 닥친 대전환의 위기를 돌파해야 할 유력한 수단"이라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당위나 명분을 앞세워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잘 안 된다면 왜 안 되는지 먼저 살펴보겠다"며 "주 4.5일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잘 살피겠다. 중요한 의제들은 노·사·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길을 찾아나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윤석열 정부 때 시행됐던 노동조합의 회계 공시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는 양대노총 요구와 관련해선 "지난 정부서 추진된 여러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해 양도 노총이 보기에 불합리한 조치라고 하는 것에 대해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다만 우리 헌법은 근로자가 근로 조건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적인, 즉 노사 자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노와 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고 결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울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양대노총의 회계 공시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회계 공시 강요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입니다.

또, 과거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던 시기와 고용부 장관 후보로서 현안 등과 관련해 생각이 바뀐 점은 없냐는 질문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민주당 출신의 후보로 출마하셨지만, 전 국민을 대표하는 통합의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제 출신이 어디인지 항상 기억하겠습니다만, 저는 일하는 모든 시민들을 배려해 노동 행정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주얼리분회 조합원들의 요청에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김 후보와 기자들 간 대화 도중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 중인 김정봉 민주노총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은 "불법 사업장이 가득한 주얼리 노동자들이 여기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노동법을 지키라고 비 맞으며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며 "불법 사업장을 조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김 후보는 "잘 챙겨보겠다. 인터뷰 끝나고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마친 직후 바로 앞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김 부지회장은 "고용보험 의무가입자인데도 70~80%는 미가입자다. 임금도 현금으로 받아서 재직, 소득 증빙이 안 돼 여전히 유령 노동자로 있다"며 "이를 문제 삼았더니 (사업주들이) 폐업하고 도망가니까, 농성하면서 고용부에 불법 사업장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김 후보는 "자료를 살펴보고 간부들과 의논해서, 살펴보고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고민해서 토론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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