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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면 뭘로 먹고 살지?…은퇴 앞둔 50대가 찾는 '이곳'

SBS Biz 이한승
입력2025.06.23 09:40
수정2025.06.23 17:34

[피부체형관리 서비스업과 기술직업 훈련 학원, 여행사 등에서 50대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소호'(소상공인·개인사업자·자영업자 모두 포괄하는 개념) 시장에서 50대의 영향력이 확대된 가운데, 업종 내 쏠림과 양극화가 심해지며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은퇴 이후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50대가 기술직업훈련 학원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하나카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소호의 세부 업종을 분석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오늘(23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2025년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소호'(소상공인·개인사업자·자영업자 모두 포괄하는 개념)가 주로 영위하는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에 속하는 세부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소호 시장에서 50대 소비자의 영향력이 확대됐습니다.

자녀와 직업 등 책임을 다하면서 액티브한 소비 생활을 즐기는 지출 형태가 교육·여가·미용 등의 서비스 업종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피부·체형관리소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2024년 22.0%로 증가했으며 여행사의 경우 2022년 21.8%에서 2024년 25.5%로 증가하며 업종 회복을 견인했습니다.



아울러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입시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이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로 증가했고, 은퇴 이후 재취업 수요가 늘면서 기술·전문훈련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26.5%에서 2024년 32.6%로 늘었습니다.

20대 소비에 의존한 업종들은 변화가 빠른 20대 소비 특징에 맞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곧바로 업황이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거 사진관과 노래방은 셀프사진관, 코인노래방 등 일부 시류성 소비 호조로 인해 20대 매출 비중이 증가했지만, 20대 비중이 감소하면서 사진관은 2022년부터 성장이 둔화됐으며, 회복세를 보이던 노래방은 2024년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시장 패러다임 변화(자료 : 하나금융연구소)]

저출산으로 인한 출생아 수 감소도 관련 업종의 수요 위축과 함께 매출 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산후조리원의 경우, 가맹점수는 2022년~2024년 연평균 4.0% 감소한 반면 건당 승인금액은 연평균 23.6%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모습을 소아과, 아동복판매점, 입시보습학원 등에서 수요 위축과 가격 인상이 함께 관찰됐습니다.

특히, 필수재적 성격이 강한 의료·교육 부문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으며, '출생아수 감소→사업체 감소 및 가격 인상→점포 접근성 저하 및 육아비 상승→육아 부담 확대→저출생'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소매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온라인 침투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오프라인 소매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특정 업종에 공급이 과도하게 몰리는 '쏠림 현상'과 같은 업종 내에서도 업체간 실적 격차가 확대되는 '양극화'도 최근 소호 시장의 특징으로 분류됩니다.

쏠림 현상이 나타난 대표적인 업종인 애완용품점에서는 펫코노미 확산에 따라 전체 시장 매출액은 2022~2024년 연평균 1.4% 증가했지만, 가맹점이 4.2% 증가하면서 점당 매출액은 오히려 2.7%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외식 업종에서는 저녁 모임 감소, 내식 선호 등에 따라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외식물가 상승이 급격하게 이뤄지자,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수용될 수 있는 차별성을 갖춘 업체(맛집, 파인다이닝) ▲외식물가 상승의 여파가 적은 가격 합리성을 내세운 업체(저가 뷔페 등) 등으로 수요가 양분됐습니다.

이밖에도 1~2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 등으로 가정 내에서만 '돌봄"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 되자, 기존에 가정 내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경제적 활동으로 전환되는 돌봄 경제가 확대됐고, 이커머스와 배달 플랫폼 성장이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축소와 스마트 앱(리뷰, 지도 등)에 따른 목적형 소비 증가 등으로 상급 입지의 매출 창출력이 다소 약화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수요 세대 전환 및 세대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비 위축에 따라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통해 효과적인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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