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업종 구분 적용 충돌…본격 논의 시작
SBS Biz 서주연
입력2025.06.17 16:30
수정2025.06.17 17:24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오른쪽)와 근로자위원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간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늘(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5차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오늘 회의부터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이 논의됐습니다. 최저임금법 4조는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이 규정에 따라 구분 적용이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제 시행 첫해인 1988년이 유일하고, 1989년부터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업종별 구분 적용을 주장하는 경영계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영 현실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우리 최저임금 수준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업종별로 상이한 경영 여건과 지불 여력을 반영할 수 있는 구분 적용은 여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류 전무는 "그 결과 2024년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전체 노동자 중 최저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 비율)은 12.5%에 달하고, 숙박, 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30%를 넘을 정도로 최저임금의 현장 수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올해만큼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힘든 일부 업종이라도 구분 적용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최저임금으로 차별을 제도화하겠다"는 뜻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업종별 차별 적용은 저임금 고착화의 낙인찍기,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인력난의 가중, 업종·산업별 공동화 및 취업 기피 등 부작용이 매우 우려된다"며 "정부와 사용주들이 직접 나서 해결할 의지와 노력이 보이지 않는 한, 한국노총은 일말의 여지 없이 업종별 차별 적용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는 이 같은 사회 갈등만을 부추기는 심의는 최소화하고, 민생 회복 활성화 기조에 맞춰 발 빠르게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며 "여전히 생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최저임금과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저임금 노동자들 생계의 피폐함이 가중되는 연쇄 고리를 올해 반드시 끊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 논의는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갈리고, 공익위원이 결과를 가르는 형태로 표결이 진행돼왔습니다.
2023년 최저임금을 정한 2022년에 최저임금위에서는 27명 중 16명이 반대했고, 2023년과 작년에는 각 15명이 반대하며 구분 적용이 부결돼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됐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내일부터 출근 평소보다 서둘러야 할지도'…지하철 무슨 일?
- 2.롯데百 갔는데 "이런 복장으론 출입 불가"…무슨 옷이길래
- 3.김포 집값 들썩이겠네…골드라인·인천지하철 2호선 연결 탄력
- 4."몰라서 매년 토해냈다"...148만원 세금 아끼는 방법
- 5.박나래 '주사이모' 일파만파…의협 "제재해야"
- 6."우리는 더 준다"..민생지원금 1인당 60만원 준다는 '이곳'
- 7.'내일 마트로 달려가야겠네'…반값에 주부들 신났다
- 8.'눕코노미' 괌 노선 울며 띄운다…대한항공 눈물
- 9.[단독] '거위털 둔갑' 노스페이스, 가격은 5~7% 올렸다
- 10."50억은 어림도 없네"…한국서 통장에 얼마 있어야 찐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