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때문에 노숙, 3년새 더 늘었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5.06.10 12:02
수정2025.06.10 16:27

최근 3년 사이 이혼이나 가족해체를 이유로 거리로 내몰린 노숙인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질병 및 장애, 주거지 상실 등의 사유도 늘었습니다.
10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태조사는 노숙인복지법에 따라 5년마다 진행되지만, 필요시 수시 조사도 실시할 수 있습니다. 복지부는 앞서 지난 2016년 1차, 2021년 2차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 3차 실태조사 결과, 전체 노숙인 규모는 1만2천725명으로 지난 2021년보다 11.6% 감소했습니다.
노숙인 규모가 줄어든 데 대해 복지부는 노숙 위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의 체계화와 노숙인 복지현장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노숙인 사망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설 노숙인의 경우 60대 이상이 37.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50대(26.4%), 70대(15.8%), 40대(11.6%) 순이었습니다. 전체 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36.8%로 지난 2021년 조사(32.7%) 때보다 4.1%p 증가했습니다. 노숙인 요양시설의 경우 65세 이상 비중이 46.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거처 유형별로 구분하면, 거리 노숙인은 1천349명으로 전체의 10.6%였고 시설 노숙인은 6천659명(52.3%), 쪽방주민은 4천717명(37.1%)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노숙인 중 남성 비중이 77.6%(9천865명)으로 여성(22.4%, 2천851명)의 3.5배에 달했습니다.
노숙을 하게 된 계기로는 '실직'이 35.8%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3년 전(42.4%)과 비교하면 6.6%p 감소했습니다. '사업실패' 역시 17.5%에서 11.2%로 6.3%p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이혼 및 가족해체'는 8.9%에서 12.6%로, '질병 및 장애'는 5.6%에서 8.3%로, '주거지 상실'은 5.8%에서 7.9%로 증가했습니다.
이용시설 이용자를 제외한 거리 노숙인을 대상으로 '오늘 밤 잠자리 장소'를 조사한 결과 '거리·광장'이라는 응답이 36.9%로 가장 많았고 '지하 공간'은 28.9%였습니다. '거리·광장'의 평균 거주 기간은 51.4개월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시설 이용자를 포함한 거리 노숙인들이 생활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단체생활과 규칙 때문에'라는 응답이 36.8%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실내공간이 답답해서'(16.6%), '시설을 잘 몰라서'(14.2%), '다른 입소자와의 갈등'(11.5%)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노숙인의 미취업률은 75.3%로 직전 조사(75.7%)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미취업자 중 56.9%는 '근로능력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노숙인의 주요 수입원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나 기초연금 등 '공공부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47.8%로 3년 전(56.3%)보다 줄었습니다. 공동작업장과 자활사업 등 '공공 근로활동'에 의한 수입은 37.6%로 같은 기간 6.1%p 증가했습니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거리 노숙인은 79만4천원, 시설 노숙인은 50만5천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노숙인의 26.6%는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71.3%는 금융채무 불이행자 여부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노숙인들의 알코올 의존성과 우울증 유력 비율, 의료서비스 이용률은 3년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코올 의존성은 23.7%로 7.9%p 감소했고, 우울증 평가도구에 따른 노숙인의 우울증 유력 비율은 28.7%로 12.1%p나 줄었습니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 2021년 9.6%에서 지난해 6.5%로 3.1%p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주관적 건강 상태는 더 나빠졌습니다. 노숙인의 40.3%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는데, 지난 2021년에는 이 비율이 44.4%로 더 높았습니다.
노숙인에게 가장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서비스는 '무료급식'(23.8%)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16.6%), '사회복지시설 이용 및 입소'(14.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소득보조'라는 응답이 41.7%, '주거지원'은 20.8%, '의료지원'은 14.4%였습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노숙인과 쪽방 주민을 구분해 분석했습니다. 노숙인과 쪽방 주민의 거처 형태와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쪽방 주민은 5개 지역 10개 쪽방상담소에서 상담 및 관리를 받는 주민들을 의미합니다. 서울 2천270명, 부산 859명, 대선 616명, 대구 593명, 인천 379명입니다.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40.8%이며, 20~39세 청년은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쪽방주민 중 63.4%는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년 전보다 8.2%p 줄었습니다. 주요 수입원은 '공공부조'에 의한 것이 60.8%였고, '공공근로활동'으로 인한 수입이 32.2%였습니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96만7천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숙인과 달리 쪽방주민의 알코올 의존성 및 우울증 유력 비율은 3년 새 더 높아졌습니다. 쪽방주민의 문제성 음주 비율은 42.2%로 13.3%p, 우울증 유력 비율은 71.3%로 10.3%p 증가했습니다.
의료 서비스 이용률은 4.1%에 불과했는데, 지난 2021년(9.1%)에 비해 5%p 감소했습니다.
배경택 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노숙인 규모 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경제활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되는 노숙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3차 노숙인 종합계획을 수립해 노숙인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고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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