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에 '中 경제의존 축소' 압박 강화…베트남 '고심'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6.05 17:49
수정2025.06.05 17:53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의 삼성전자 공장 (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과 무역 협상을 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라는 압박 수위를 높여 베트남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베트남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모든 관세와 무역장벽을 철폐하더라도 미국은 베트남 상대로 관세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베트남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모든 관세와 무역 장벽을 철폐하기로 결정하면 미국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공화당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의 질문에 "절대 안 된다. 절대 안 된다"면서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어 "그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그런 합의는 "끔찍한 합의"라고 말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베트남은 중국에서 900억 달러(약 122조원)어치를 사들인 뒤 가격을 올려 우리에게 보낸다"면서 "따라서 이는 중국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통로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이 중국산 상품을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결정할 경우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은 베트남과 2차 무역 협상을 마친 뒤 베트남 내 기업의 중국산 자재·부품 사용을 줄이고 생산·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라는 등 '방대하고 강력하며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받은 한 소식통은 베트남의 중국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줄여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베트남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제조업이 인접한 중국의 거대 공급망과 긴밀하게 통합돼 있기 때문으로, 특히 베트남 제조업을 주도하는 애플, 나이키 같은 세계적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자재·부품을 수입해 베트남에서 최종 조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초 베트남에 대해 46%의 초고율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베트남 정부는 중국산을 베트남산으로 둔갑시키는 불법 환적 등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지식재산(IP) 보호를 강화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해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위조품('짝퉁') 판매와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이 아닌 베트남 내 외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까지 베트남 정부가 관여하기는 쉽지 않아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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