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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수조원 폭격기 '270만원' 짜리 드론에 당했다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6.04 16:14
수정2025.06.04 16:16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트럭이 불타고 있다. (이고르 코브제프 이르쿠츠크 주지사 제공=연합뉴스)]

 현지시간 지난 1일 수조원에 달하는 러시아의 전략폭격기를 타격한 우크라이나의 드론은 한 대당 2천달러(약 270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업체가 생산하는 쿼드콥터(회전 날개가 4개 달린 드론) 모델로, 한 대당 가격은 2천달러(약 270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드론 제작 기술과 오래된 스파이 전술을 결합해 이번 공격을 성공시켰다면서 작전의 자세한 비화를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 사용된 드론은 총 117대로, '퍼스트 컨택트'라는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가 제작한 '오사'(Osa)라는 모델입니다. 



우크라이나어로 말벌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드론은 성인 남성 한쪽 팔 길이 정도 되는 크기로 최대 약 3㎏ 무게의 폭발물을 실을 수 있습니다. 

최대 이동 속도는 시속 약 144㎞ 정도며, 무선 셀룰러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 드론을 부품 상태로 러시아에 몰래 들여보낸 뒤, 러시아 내의 비밀 기지에서 요원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완성된 드론을 목조 컨테이너에 숨겨 트럭에 실은 뒤 현지 운전 기사들에게 내용물을 알려주지 않은 채 공격 목표인 러시아 공군 기지 근처로 이동하게 시켰습니다. 

드론을 숨긴 차량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자 우크라이나군은 컨테이너를 열고 러시아 공군 기지를 향해 드론 수십대를 날려보냈습니다. 

WSJ은 무기를 예상치 못한 곳에 숨겨 적진 깊숙이 침투시킨 이번 우크라이나의 작전이 '현대판 트로이의 목마'를 연상시킨다면서 1년 반에 걸친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세심한 준비 작업이 작전을 완성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공군기지 4곳에 있는 장거리폭격기 총 41대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러시아 측 피해 규모는 70억달러(약 9조7천억원)에 달합니다. 

반면 러시아는 공군기지 5곳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2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은 격퇴했으며, 소수의 항공기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SJ은 현재 대중에 공개된 영상과 위성사진을 자체 검토한 결과 러시아 공군기지 2곳에서 전투기 약 12대가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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