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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자'…저축은행, 10년 만에 라디오 광고

SBS Biz 최나리
입력2025.06.02 14:23
수정2025.06.02 15:33

저축은행중앙회가 올 9월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을 앞두고 업계 이미지 제고를 위한 라디오 광고 캠페인을 준비 중입니다. 

최근 금융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몸집을 불리는 등 중금리대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저축은행이 이번 보호한도 상향을 발판으로 업계 경쟁력 반등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오늘(2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말 저축은행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통한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한 '라디오 광고 추진'을 위한 대행사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번 라디오 광고 캠페인을 통해 제도권 내 대표 서민금융인 저축은행의 장점과 역할을 부각하는 동시에 상품의 안전성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총 5억원 규모가 투입되는 이번 라디오 광고는 이르면 연내 송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 전략 및 광고 전략 수립할 것"이라며 "전국 단위 광고 가능 여부, 광고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이번 라디오 광고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올 9월 '예금자보호' 상향…'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번 광고를 통해 '저축은행 상품의 안정성'을 강조합니다. 올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시기에 맞춘 이미지 개선으로 고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9월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천억원에서 1억원으로 오르게 되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고객이 제2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성장성과 건전성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이 업계의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분기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여신은 96조5000억원, 수신은 99조6000억원으로 여·수신 잔액은 모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업계의 여·수신 잔액이 분기 말 기준 10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9월 이후 처음입니다.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은 9.0%로 전년 말(8.5%) 대비 0.5%포인트 올랐습니다.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9.2%를 기록했던 2015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예금보호한도가 상향되더라도 업계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머니 무브'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저축은행은 또 이번 광고를 통해 서민금융, 지역경제 기여, 포용·상생금융,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부각함으로써 제도권 내 대표 서민 금융으로서의 장점과 역할을 전달합니다.

최근 소상공인 중심의 네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무게가 실리는데다 주요 6·3 대선 주자들이 '인터넷은행 중금리대출 확대'를 공약으로 언급했습니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저축은행 업권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라디오광고'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왜?
저축은행중앙회의 라디오 광고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이처럼 라디오 광고를 추진하는 데는 최근의 실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2020년 광고규제 완화에 탄력받아 2023년까지 이미지 개선을 위한 티비 광고에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급변과 업계의 영업 환경 위축이 맞물리면서 기대 만큼의 광고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2년 새 '부동산 PF 부실'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업계는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경영실적은 급격히 악화돼 2023년 약 6000억원, 지난해 약 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다행히 올 1분기 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는 일단 성공했지만,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여전히 업황 회복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된 저축은행업계로서는 티비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는 적고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효과가 높은 '라디오 광고' 를 전략적으로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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