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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산 공정서 불량률 낮추는 AI 기술 개발"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5.27 15:40
수정2025.05.27 15:48

[왼쪽부터 UNIST 김태경 연구원, 정임두 교수, 서준영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연합뉴스)]

리튬 이온 배터리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불량률을 낮추고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겸직) 정임두 교수팀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유기성 수석팀과 함께 NCM 전구체 불량률을 낮출 수 있는 공정 조건을 설계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NCM 전구체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이 섞인 가루 형태 물질로, 이 물질을 고온에서 뭉쳐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를 만듭니다.

전구체 입자에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은 커지지만 니켈이 제대로 침전되지 않고 용액에 남거나 다시 빠져나오는 용출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용출은 입자 모양과 조성비가 들쭉날쭉해지는 불량으로 이어져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연구진은 니켈 용출을 억제하기 위해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고, AI 기반 실시간 설비 이상 감지 기술도 함께 개발했습니다.

우선 금속 이온이 녹아 있는 원료 용액을 휘젓는 속도, 산성도(pH), 암모니아 농도 등을 조절해 니켈은 입자 안쪽에, 코발트와 망간은 바깥쪽에 배치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니켈이 입자 내부에 자리 잡으면 용출 가능성이 작아지고, 구조적 안정성은 높아집니다.

도메인 적응 AI 기술로는 불량 탐지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고, 생산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보정해 다양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품질 예측이 가능합니다.

기존 AI는 실험실에서 학습한 조건에만 최적화돼 있어 설비 노후화나 장시간 대량 생산으로 인해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성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연구진은 새 AI 기술을 산업용 11.5t급 반응기에 실증한 결과 불량 배치(batch) 수는 기존의 15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이상 감지 정확도는 97.8%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간 약 22억원 규모의 원료와 생산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임두 교수는 "개발한 AI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해 안정적인 고품질 생산을 유도할 수 있었다"며 "이차전지뿐 아니라 화학, 기계, 반도체 등 대규모 제조 산업 전반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인포맷'(InfoMat)에 지난 8일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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