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신 모바일로 버틴 삼성… 트럼프 관세압박 골머리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5.26 10:54
수정2025.05.26 11:1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지 않을 경우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이러한 기준은 삼성 등 해외에서 제품을 만드는 다른 기업에도 해당한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재차 깊어지고 있습니다.
26일 외신 보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겨냥해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물릴 거라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래전 애플의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될 아이폰은 인도나 그 어떤 다른 곳이 아닌 미국 내에서 제조되고 생산돼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애플은 미국에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행정협정 서명식에 나와 애플과 삼성을 향해 관세 부과에 대한 으름장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는 '왜 미국 기업을 겨냥하는지' 묻는 질문에 "(관세 부과 대상이) 더 있을 것이다. 삼성이나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만드는 다른 기업도 (해당)될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불공평하다"며 "그것은 아마 6월 말께 시작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그것을 적절하게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칫 관세 부과가 현실이 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8%(출하량 기준)로 애플(65%)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인데, 관세 부과 시 이러한 점유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 매출액만 36조1천876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액 79조1천405억 원 중 45.7%를 차지하며 부진한 반도체 실적을 메운 1등 공신이었던 만큼 25% 관세 부과 방침은 삼성전자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으로 놓고 보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6조6천800억 원 중 모바일(MX)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조3천억 원으로 64.3%에 달해 실적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입니다.
시중 증권사의 한 가전 담당 애널리스트는 "만약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부과로 출하량이나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되면 삼성전자가 받는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관세 충격에 훨씬 취약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가가 스마트폰 생산 시설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미국으로 옮길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은 대체로 낮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중 스마트폰은 갤럭시 S시리즈·Z플립·Z폴드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 A시리즈·Z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다수를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아시아에 현재 구축된 매우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미국에 재현하는 데 적지않은 비용이 소요될 뿐더러 생산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시간과 비용 등의 문제로 삼성전자가 당장 미국에 스마트폰 공장을 지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나 건설비까지 고려하면 관세를 떠안는 것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라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이유와 같다는 설명입니다.
당장 다음달 뉴욕에서 발표 예정인 갤럭시 폴더블폰 언팩 행사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옵니다.
폴더블폰은 일반 바형 스마트폰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애플이 아직 시장에 출시하지 않은 제품군인 만큼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제품입니다. 가뜩이나 미국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시장 내 가격 전략도 삼성전자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부담까지 이어지게 되면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더욱 쉽지 않아 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 S25 일반형의 미국 출고가는 현재 800달러에 육박하는데, 관세 25%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면 200달러를 더해 약 1천 달러에 팔리게 된다는 뜻"이라며 "소비자들은 이 경우 더 낮은 다른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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