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회복 10명 중 4명 재입원
SBS Biz 오정인
입력2025.05.26 10:35
수정2025.05.26 10:39
[김원영·김상민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자료=서울아산병원)]
병원 밖에서 발생한 심정지(Out-of-Hospital Cardiac Arrest, OHCA)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고 생존한 환자 10명 중 4명이 퇴원 후 1년 이내에 다시 주요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26일 김원영·김상민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병원 밖 심정지 생존자 3만2천497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1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1.6%에서 사망, 심부전,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허혈성 심장질환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심혈관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 35.6)’에 최근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9년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3만2천497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1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퇴원 후 1년 내 주요 심혈관 사건을 경험한 환자는 1만3천527명으로 전체의 41.6%를 차지했습니다. 이중 사망한 경우가 27.2%로 가장 많았고 심부전(10.8%), 뇌졸중(10.4%), 급성관상동맥증후군·허혈성 심장질환(5.4%)으로 입원한 환자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퇴원 후 1년 내 발생한 주요 심혈관 사건 중 절반 이상(57.4%)은 첫 3개월 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뇌졸중 70.7%, 심부전 61%가 발생했는데, 이는 퇴원 직후 3개월이 가장 위험한 기간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고령 및 여성 생존자의 경우 1년 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더욱 높았습니다. 65세 이상 고령 생존자들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55.5%로 65세 미만(29.3%)보다 2배 가까이 높았고, 여성 생존자의 경우 45.8%가 다시 심혈관 질환을 겪어 남성(39.5%)보다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심정지를 겪기 이전에 건강 상태가 좋았어도 심정지 이후에는 심각한 신체적 손상으로 각종 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퇴원 이후에도 안심하지 말고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심정지 생존자들의 ‘찰슨합병지수(CCI, 기저질환을 수치화한 값)’ 중앙값은 1점이었는데, 이는 대부분 심각한 만성질환이 없었음을 뜻합니다. 그럼에도 심정지 자체가 심장, 뇌, 혈관 등 몸에 큰 충격을 주면서 1년 내 다시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한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원 밖에서 심정지를 겪고 생존한 환자들이 퇴원 이후에도 장기간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한 첫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기존에 만성질환이 없던 환자들도 심정지 이후 사망이나 심혈관 합병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퇴원 후에도 정기적으로 심장 검진, 재활 치료 등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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