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남아공 백인 학살' 증거라며 내민 엉뚱한 사진 실제 촬영장소는?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5.23 17:16
수정2025.05.25 09:10
['남아공 백인 학살' 증거라며 기사 인쇄물 들어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집단학살의 증거라며 제시한 사진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사진과 함께 인쇄된 기사를 보이며 "이들은 모두 묻히고 있는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 사진이 지난 2월 민주콩고 동부 도시 고마에서 투치족 반군 M23의 공격 이후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희생자 시신이 담긴 가방을 들어 올리는 장면으로 자사 기자가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라고 22일 밝혔습니다.
이 기사를 작성한 미국 보수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 싱커'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지를 오인했다"며 책임을 돌렸고,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로이터 촬영기자 자파르 알카탄티는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민주콩고에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남아공에서 백인이 집단 학살을 당한다고 설득하려 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남아공 백인 학살'의 증거로 제시한 영상과 관련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영상 속의 한 장소를 지목하며 '백인 농부 1천명이 매장된 곳'이라고 했는데, 확인 결과 2020년 9월 남아공 뉴캐슬 인근에서 열린 백인 농부 부부 피살 추모 행진 장면이었다는 것입니다.
남아공 언론은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마치 기습 공격하듯 잘못된 동영상을 틀고 기사 뭉치를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매복'이라고 묘사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이 침착함을 유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이 미국 실무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양국 정상은 양국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위한 투자를 늘리며 기술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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