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나우] 中에 1등 뺏긴 K-배터리…'내우외환'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5.22 06:49
수정2025.05.22 07:51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이제 안방인 중국 국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몸값을 높이고 있는데요.
반면 잘 나가던 K-배터리는 주저앉고 있습니다.
왜 부진한지, 대책은 뭔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K-배터리가 주춤한 사이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서운데요.
CATL이 홍콩 증시에서 환호하고 있어요?
[기자]
홍콩증시 상장 첫날에만 주가는 16% 넘게 올랐고, 이튿날에도 1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업공개는 선전거래소에 이은 두 번째 상장인데도 투자 열기가 상당했는데, 올해 IPO 중 세계 최대 규모고요.
약 6조 4천억 원을 조달했고, 여기서 초과 배정 옵션을 활용하면 상장 수익은 7조 3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한때 시장을 선도했던 K-배터리지만, 최근 영역 다툼에서 꾸준히 밀리는 모습인데, 점유율은 어떤가요?
[기자]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 이른바 '캐즘'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늘어난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3사의 올해 합산 시장 점유율은 4%p 넘게 줄어, 18.7%에 불과했는데요.
반면 중국 CATL의 점유율은 K배터리 3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배 이상 많은, 40%에 육박해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고요.
2위인 비야디도 17%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멀찍이 달아나고 있는 데다, 중국 CALB와 고션 같은 비교적 몸집이 작은 기업들도 올 1분기 각각 30%, 80% 넘게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위 열 개 기업으로 놓고 봐도, 중국의 점유율은 42%, 한국은 40.3%로, 중국이 1,7%p 앞서게 됐는데, 3년 전 한국이 26.9%p 앞서며 격차를 벌렸던 양상이 역전된 겁니다.
[앵커]
왜 추월당했고, 또 벌어지는 격차를 왜 좁히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중국의 배터리 굴기는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비용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CATL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우리 돈 3조 6천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고, 올 1분기에도 벌써 약 1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우리 기업들이 따라잡기 힘든 수준입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3사의 투자액을 모두 합해도 2조 6천억 원 수준인데, 중국 업체의 기세를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지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CATL에만 1조 5천억 원을 직접 지원했는데요.
5분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하는 BYD의 획기적인 기술개발도 이런 정부 보조금 덕에 가능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설비투자액의 15%를 세액공제해주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근 보조금 등 배터리 지원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요.
경쟁자들이 멀찍이 달아난 사이,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전기차 캐즘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데, 가동률은 곤두박질치고 있고, 차입금도 불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죠?
[기자]
특히 우리 배터리 업계에 뼈아픈 소식인데요.
바이든 정부 당시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내후년 조기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전기차 세액 공제는 당초 2032년 말까지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종료 시점을 6년 앞당긴 셈이고요.
또 가장 중요한,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AMPC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는데, 현재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2028년에 조기 폐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도 나와 업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면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직격타를 맞게 되죠?
[기자]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일찌감치 주요 시장인 미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고, 세액공제 혜택으로 실적 부진 속 그나마 수익성을 방어하는 상황인지라, 만약 조기 종료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올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3천7백억 원 수준이었는데, 첨단제조 생산공제 혜택을 제외하면 830억 원의 적자를 냈고요.
SK온 역시 수혜분 1천708억 원을 제외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4천701억 원에 달하고, 삼성SDI도 보조금 1천094억 원을 빼면 영업손실이 5천435억 원에 이릅니다.
업계는 AMPC가 조기 폐지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수령할 보조금이 22조 3천61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당초 예상했던 83조 3천500억 원 대비 70% 넘게 감소한 수치고요.
여기에 삼성SDI의 감소분을 고려하면 K배터리 3사의 보조금 삭감액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 정부에서 받던 보조금은 없어질 분위기고, 제너럴모터스 등 미국 자동차 업체도 전기차에서 손을 떼며 수출길까지 막히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개척하다시피 한 유럽 시장도,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맹공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살아남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변수가 될 미국과의 협상도 갈 길이 먼데다, 각종 지원 법안 논의도 대선을 앞두고 거의 멈춘 상태라,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이제 안방인 중국 국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몸값을 높이고 있는데요.
반면 잘 나가던 K-배터리는 주저앉고 있습니다.
왜 부진한지, 대책은 뭔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K-배터리가 주춤한 사이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서운데요.
CATL이 홍콩 증시에서 환호하고 있어요?
[기자]
홍콩증시 상장 첫날에만 주가는 16% 넘게 올랐고, 이튿날에도 1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업공개는 선전거래소에 이은 두 번째 상장인데도 투자 열기가 상당했는데, 올해 IPO 중 세계 최대 규모고요.
약 6조 4천억 원을 조달했고, 여기서 초과 배정 옵션을 활용하면 상장 수익은 7조 3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한때 시장을 선도했던 K-배터리지만, 최근 영역 다툼에서 꾸준히 밀리는 모습인데, 점유율은 어떤가요?
[기자]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 이른바 '캐즘'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늘어난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3사의 올해 합산 시장 점유율은 4%p 넘게 줄어, 18.7%에 불과했는데요.
반면 중국 CATL의 점유율은 K배터리 3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배 이상 많은, 40%에 육박해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고요.
2위인 비야디도 17%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멀찍이 달아나고 있는 데다, 중국 CALB와 고션 같은 비교적 몸집이 작은 기업들도 올 1분기 각각 30%, 80% 넘게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위 열 개 기업으로 놓고 봐도, 중국의 점유율은 42%, 한국은 40.3%로, 중국이 1,7%p 앞서게 됐는데, 3년 전 한국이 26.9%p 앞서며 격차를 벌렸던 양상이 역전된 겁니다.
[앵커]
왜 추월당했고, 또 벌어지는 격차를 왜 좁히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중국의 배터리 굴기는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비용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CATL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우리 돈 3조 6천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고, 올 1분기에도 벌써 약 1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우리 기업들이 따라잡기 힘든 수준입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3사의 투자액을 모두 합해도 2조 6천억 원 수준인데, 중국 업체의 기세를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지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CATL에만 1조 5천억 원을 직접 지원했는데요.
5분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하는 BYD의 획기적인 기술개발도 이런 정부 보조금 덕에 가능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설비투자액의 15%를 세액공제해주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근 보조금 등 배터리 지원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요.
경쟁자들이 멀찍이 달아난 사이,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전기차 캐즘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데, 가동률은 곤두박질치고 있고, 차입금도 불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죠?
[기자]
특히 우리 배터리 업계에 뼈아픈 소식인데요.
바이든 정부 당시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내후년 조기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전기차 세액 공제는 당초 2032년 말까지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종료 시점을 6년 앞당긴 셈이고요.
또 가장 중요한,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AMPC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는데, 현재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2028년에 조기 폐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도 나와 업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면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직격타를 맞게 되죠?
[기자]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일찌감치 주요 시장인 미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고, 세액공제 혜택으로 실적 부진 속 그나마 수익성을 방어하는 상황인지라, 만약 조기 종료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올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3천7백억 원 수준이었는데, 첨단제조 생산공제 혜택을 제외하면 830억 원의 적자를 냈고요.
SK온 역시 수혜분 1천708억 원을 제외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4천701억 원에 달하고, 삼성SDI도 보조금 1천094억 원을 빼면 영업손실이 5천435억 원에 이릅니다.
업계는 AMPC가 조기 폐지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수령할 보조금이 22조 3천61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당초 예상했던 83조 3천500억 원 대비 70% 넘게 감소한 수치고요.
여기에 삼성SDI의 감소분을 고려하면 K배터리 3사의 보조금 삭감액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 정부에서 받던 보조금은 없어질 분위기고, 제너럴모터스 등 미국 자동차 업체도 전기차에서 손을 떼며 수출길까지 막히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개척하다시피 한 유럽 시장도,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맹공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살아남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변수가 될 미국과의 협상도 갈 길이 먼데다, 각종 지원 법안 논의도 대선을 앞두고 거의 멈춘 상태라,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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