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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5년여 만에 EU와의 관계 재설정에 나섭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현지시간 19일 런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영·EU 관계 강화에 합의한다고 영국 총리실이 18일 밝혔습니다.

총리실은 "국익을 위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성장과 일자리, 물가, 국경에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합의 발표시 영국이 2017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EU와 결별을 결정한 지 9년, 4년간 협상의 진통을 겪은 끝에 2020년 브렉시트를 발효한 지 5년 만에 중대한 변곡점이 됩니다.

러시아의 위협과 유럽 자력 안보 강화 추세에 맞춰 안보·방위 협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 일부 경제·무역 합의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은 이를 통해 EU가 발표한 1천500억 유로(약 240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에 동참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EU 국경에서 영국 국민에 대한 전자식 자동 입국 심사대(e-gate) 이용 허용, 영국산 식품 규제 완화, 에너지 및 탄소 시장 연계 강화 등을 바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양측 청년들의 이동 제한 완화, 영국 수역에서 EU 어민의 조업권 연장은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EU 관계 담당 닉 토머스-시먼스 내각부 부장관은 18일 BBC에 "EU와 교역을 더 용이하게 하려 노력 중"이라면서 세부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유고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2%가 브렉시트가 실패에 가까웠다고 평가했고 11%만 성공에 가깝다고 답했습니다. EU나 단일시장 재가입 없이 더 근접한 관계를 원하는 응답자는 64%였습니다.

이달 17일 발표된 유고브 조사에서도 20년 안에 EU 재가입 가능성을 관측하는 사람이 39%로, 그럴 가능성이 작거나 없다는 응답률 40%와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노동당 정부의 관계 재설정 시도는 EU에 항복하는 것이자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산업통상장관은 지난 13일 하원 토론에서 이번 영·EU 정상회담을 'EU 항복 정상회담'이라고 부르면서 "EU를 떠나기로 한 1천700만 국민의 선택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EU와 합의를 이루려는 노동당 정부의 움직임을 항복이라고 주장하면서 영국개혁당이 집권하면 EU와 협정은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유고브가 이달 13∼14일 2천1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23%로 집권 후 가장 낮았고, 비호감도(69%)를 뺀 순호감도는 -46%포인트(p)로 유고브 조사 중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노동당 지지자 사이에서 순호감도가 -5%로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스타머 정부가 '우향우' 기조를 이어가면서 전통적인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