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0%에 낚였다…꽉 채워도 연 이자 달랑 6만원?
SBS Biz 윤진섭
입력2025.05.18 17:17
수정2025.05.19 05:51
금융권이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특화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납입 한도가 극도로 적다 보니 실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저출생 극복을 위해 지원한다는 NH농협은행의 '아동수당 적금'은 최고 금리가 6.2%(12개월 기준)나 되는데, 7세 미만이 가입 대상입니다.
문제는 농협은행 계좌로 아동 수당을 수령하고, 자녀가 셋 이상일 경우 최대 3.5%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적용한다는 건데, 금리는 높지만 월 납입 한도가 10만 원이라 1년 적금을 들어도 만기 이자가 4만 300원에 불과합니다.
이자소득세(15.4%) 떼면 3만 4천 원 정돕니다.
다른 은행들도 불입 한도가 작아서, 주요 은행의 미성년자 대상 적금 월 납입 한도는 평균 33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최고 금리 연 10%를 주는 'KB아이사랑적금'에 기본 금리 연 2%를 주고, 3가지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채우면 연 10% 이자를 줍니다.
그런데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만 18세 이하 자녀가 4명 이상이고, 국민은행을 통해 아동 수당을 6회 이상 받아야 하며,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한부모가족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사실상 고금리를 안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끼워팔기도 기승을 부리는데, 은행들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급여 이체나 카드 실적, 은행 앱 이용 등을 충족해야 우대 금리를 줍니다.
Sh수협은행의 ‘Sh플러스알파적금’은 최고 연 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수협에서 내놓은 카드 결제 실적이 10개월 이내 100만원 이상일 때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100만원의 실적을 채운다고 해도 월 납입 한도가 20만원에 불과합니다.
우리은행의 ‘우리페이 적금’ 역시 ▶결제계좌를 우리은행 계좌로 유지(연 0.5%포인트) ▶급여 이체 10개월 이상(연 0.5%포인트) ▶3개월 이내 우리페이 결제액 30만원 이상(연 2%포인트) ▶적금 만기까지 우리페이 결제액 200만원 이상(연 2%포인트)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연 7%의 금리를 적용합니다.
은행들이 이 같은 미끼 상품을 내놓는 데는 적은 비용을 들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금융 소비자를 붙잡는 이른바 ‘록인 효과(lock-in effect)’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객 유치를 위해 고금리를 전면에 내세웠을 뿐 ‘속 빈 강정’ 비난의 목소리도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기 통장 쪼개기로 작은 성취를 이루려는 고객들이 있는 만큼 은행권의 눈 가리고 아웅 상품은 계속 출시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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