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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 "'투자 목적·3자배정·저평가'가 유상증자 이후 주가 상승 조건"

SBS Biz 이민후
입력2025.05.14 09:50
수정2025.05.14 09:55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공시된 유상증자 종목 32건을 분석한 결과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 조건으로 재무상태 우려 없는 투자 목적, 3자배정 유상증자, 주식 저평가를 제시했습니다.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유상증자가 주가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바라봤습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14일) '성공한 유상증자의 조건'이란 보고서를 내 "유상증자가 (주가에) 긍정적 재료로 인식될 때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연구원은 "자금 조달의 목적이 긍정적으로 해석될 때 유상증자가 긍정적 재료로 인식된다"며 "재무 건전성의 문제가 아닌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이라면 투자자를 납득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수 관계인이나 특정 투자자에게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인 3자배정 유상증자 역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대기업, 유명 기관 투자자 등의 참여가 해당 기업의 가치가 인정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주식 저평가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도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발표 후 단기적 주가 하락에도 이미 최악을 반영했다는 가정이 적용된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채무 상환, 중장기적 재무상태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판단이 적용될 때 하방 지지가 나타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는 악재로 인식돼 주가가 떨어집니다.

이 연구원은 "신주 발행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는 증가하고 기존 주주 지분율은 감소한다"며  "신주 발행 규모가 클수록 희석 우려와 주주의 반발은 모두 커진다"고 바라봤습니다.

이어 "발행가액은 일반적으로 공시 당시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며 "신주 할인율이 높을수록 주가 하락폭이 커지는 이유다"라고 짚었습니다.

이외에도 지분을 희석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순이익(EPS)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SDI·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주가 하락에 제한적"

동시에 이 연구원은 지난 2015년부터 유상증자를 단행한 32개의 종목을 분석한 결과 '유상증자의 목적'과 '모회사 참여 여부'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유상증자 공시 직전 상승한 주도주 15개의 경우에도 유상증자 사유가 '운영자금 조달'에 초점을 맞춘 주식 종목이 대체로 상승했습니다.

목적도 적절하고 모회사도 참여한 기업(후성, 두산퓨얼셀, 포스코퓨처엠, 한화솔루션, 엘앤에프, HD현대인프라코어, 코스모신소재, 한화오션)의 경우 280일 후 평균 16.6%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체 기업의 중간 및 평균값 대비 높은 수익률입니다.

반면,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대한항공, HD현대인프라코어는 공시 280일 이후 상대수익률이 각각 -51.2%, -1.5%를 기록했습니다.

공시 직전에도 하락했던 소외주 15개 종목들 중 이같은 조건을 지킨 기업들은 유상증자 이후 주가를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유상증자 목적이 적절한 회사인 HD현대일렉트릭, 대한전선, LG디스플레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목적으로 공시했고 모회사도 증자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공시 280일 후 1.8% 하락에 그쳤습니다. 

평균 수익률 -12.2% 대비 10.3% 높은 상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공시 이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원은 이같은 사례를 통해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각각 주가 하락분을 최소화하거나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앞서 삼성SDI는 유상증자 자금 전액을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설립, 헝가리 공장 증설,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그룹 내 '큰형님'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 SDI의 유상증자에 3천34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전략적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모회사 한화는 지난 3월 26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100% 참여하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두 기업의 유상증자가 향후 하방압력 요인으로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유상증자 목적, 모회사 참여 여부, 3자배정 여부 모두 향후 주가 상방압력 요인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연도별로 코스피200 유상증자 사례를 보면 주가지수의 등락은 유상증자 건수 및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며 "규모와 건수 모두 그해 코스피가 높은 수익률을 보였을 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한 2021년의 규모는 11조1천500만원, 건수는 12건으로 직전 10년 평균인 4조300만원, 6.1건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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