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최측근 허리펑, 美中협상 진전 시킬 가능성은?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5.09 17:26
수정2025.05.09 17:30

[미국과 무역협상 전면에 나서는 '중국 경제실세' 허리펑 부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미중이 '도널드 트럼프 2기 관세전쟁' 발발 후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앞둔 가운데 중국 협상팀을 이끄는 허리펑(何立峰·70) 국무원 부총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허 부총리는 중국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져있습니다.
광둥성 출신 허 부총리는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고, 1987년 시 주석이 펑리위안 여사와 결혼할 때도 하객으로 참석하는 등 40년 이상 친분을 이어와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 중에서도 최측근 멤버로 꼽힙니다.
허 부총리는 샤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는 등 국내에서 공부한 뒤 공직에 입문해 지방과 중앙의 다양한 현장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4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으로 발탁된 뒤 2017년 주임으로 승진, 거시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사업을 지휘했으며, 시 주석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초기 단계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2023년 3월 부총리에 오른 뒤 허 부총리는 이전에는 각기 다른 부총리 소관이던 금융과 부동산 부문 감독 책임을 함께 맡으면서, 전임자들보다 강한 권한을 부여받아 경제 핵심 영역을 틀어쥔 '슈퍼 부총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허 부총리는 또 국가 주도의 중국식 경제발전에 강한 자부심을 가진 전형적인 중국 관료로, 개혁보다 현상 유지를 옹호한다는 점에서 미국 입장에서 전임자 류허 전 부총리보다 상대하기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미중 무역전쟁' 당시 전면에 나선 류허 전 부총리의 경우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하고 영어에 능통하며 미국이 지향하는 경제개혁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미국 측 협상팀에는 친숙한 상대였으나, 이번 협상단을 이끄는 허 부총리는 무역전쟁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허 부총리와 만난 외국 기업인과 외교관 등 13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허 부총리가 정책 혁신가는 아니며 전형적인 관료이자 시 주석의 추종자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향후 미중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중국정치 전문가 닐 토머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담이 성공해야 하고 시진핑이 원하는 미중 관계의 방향을 신뢰성 있게 대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허리펑이 시 주석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허 부총리는 외국 기업인과의 만남 등 대외 소통 면에서 전임자들과 달리 다소 경직돼있었으나 최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FT와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허 부총리는 2023년 3월 취임 후 1년간 외국 기업인들과 45차례 만났는데 그다음 1년 동안 60차례 이상 만나는 등 스킨십을 늘렸고, 특히 지난 3월 중국발전고위급포럼(발전포럼)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기업인들은 허 부총리와의 만남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허 부총리를 잇따라 만난 기업인은 시 주석과 가깝지 않은 관리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경제정책에 대한 중국 입장을 설명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허 부총리의 능력이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습니다.
FT도 전문가를 인용해, 최근 1년간 시 주석이 경제둔화를 해결하기 위한 지도부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대외 소통에 대한 허 부총리의 집중도가 현저히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허 부총리가 외국 기업인들과의 대화에 더 편안하게 임하고 있으며, 메시지도 "더 우호적이 됐다"고 FT에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요란했던 배당소득세, 이재명 빠지고 김문수 후퇴
- 2.이재명 정부, '주 4.5일제·노란봉투법' 추진 속도 내나
- 3.대통령 집무실 다시 청와대로…3년 만에 복귀
- 4."재테크 강의 듣다, 9천만원 순식간에 날렸다"…무슨 일?
- 5.삼다수-광동제약 '흔들'…마트 판권도 넘긴다
- 6.[현장연결] 석 달 뒤 대통령 온다…지금 청와대는?
- 7.10명중 1명 사망…코로나 이후 독해진 '이 병' 사각지대
- 8."족집게 예측 나올까"…방송 3사 출구조사 8시 발표
- 9."대선 끝나자마자 썰렁"...세종 집주인들 발칵 무슨 일?
- 10.대만 '코로나19 확산' 일주일새 195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