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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Biz포럼] 짐 로저스 "트럼프든 아니든 경기침체 올 것…M7 등 공매도 고려"

SBS Biz 정광윤
입력2025.05.08 08:50
수정2025.05.08 10:40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설령 '트럼프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미국이 경기사이클에 따른 침체국면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또 '매그니피센트7'(M7)으로 꼽히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을 우선적인 공매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짐 로저스는 '트럼프 2.0시대 도전과 응전,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2025 SBS Biz 포럼' 화상 인터뷰에서 오늘(8일) 이같이 밝혔습니다.

"상승장 너무 길었다 …이르면 올해 금융위기 예상"
로저스는 "미국 증시가 2009년 이후 계속 상승해 왔고 역사상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문제를 겪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다음 경기 침체가 상당히 심각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는 항상 몇 년마다 한번씩 발생한다"며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마찬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이든 그 누구든 상관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은 다시금 금융 문제를 겪게 될 것이며, 아마도 2025년이나 2026년에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채무국이고, 여전히 부채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습니다.

로저스는 "100년 전에는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였지만 50년이 지나자 파산해 IMF가 구제해야 했다"며 "이런 일은 (미국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믿었던 우량주의 추락…역사는 반복된다
로저스는 "이미 보유한 전 세계 대부분의 주식을 매도했다"고 밝히면서 "저는 보통 이렇게 오랜 강세장에선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을 공매도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M7(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애플·엔비디아·테슬라) 주식에 대해 "공매도할 대상 목록에서 상위권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과대평가된 주식이나 과도한 열광, 심지어 히스테리가 있는 곳을 찾아 공매도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과거 미 증시 우량주들에 대한 공매도로 큰 수익을 거뒀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짐 로저스는 지난 1973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한 뒤, 10년 동안 420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퀀텀펀드는 당시 미국의 대표적인 우량주들로 꼽혔던 50개 업체인 '니프티피프티'를 공매도했습니다.

로저스는 그중 하나인 화장품 업체 에이본을 예로 들며 "사람들은 여성들이 항상 화장품을 쓸 것이며 (에이본의) 제품이 너무 훌륭하고 경영진이 뛰어나기 때문에 절대 이익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주식들은 매우 높은 주가수익률(PER)로 거래됐다"며 "저는 이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로저스는 "이번엔 50개가 아니라 7개 정도일 수도 있지만 (특정) 주식들이 절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주식을 팔 것을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금 대신 은 사야…달러, 안전자산 아냐"
짐 로저스는 최근까지 본인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은·달러 자산 비중을 늘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저스는 "금을 보유하고 있고, 팔 계획이 없다"며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이기 때문에 더 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은을 더 구매했으며, 아마 앞으로도 더 살 것"이라며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서 거의 50%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은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치 저장 수단이자 부의 척도로 사용되어 왔고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로저스는 "금과 은은 매년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자녀들이 사는 동안 여전히 가치 있는 자산일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금을 일부라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2025년의 짐 로저스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금·은과 달리, 달러가치는 장기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를 감안할 때 지속적으로 보유할 만한 안전자산은 아니라는 겁니다.

로저스는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미국 달러로 몰릴 것이고, 달러 가치는 오를 것"이라며 "그때 현명하게 매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상·저출산 위기 …북한 개방이 기회
로저스는 주요 교역대상국의 쇠퇴와 저출산 문제가 앞으로 한국경제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로저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선진 산업을 보유한 큰 무역 국가고, 세계와의 무역 덕분에 성공했다"며 "미국이 경제적 문제를 겪는다면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이웃국가인 일본이 인구감소로 쇠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한국의 큰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일본의 미래가 밝지 않다면 한국은 훨씬 더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한국인을 만날 때, 아무도 출산율이 감소하고 인구가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 같고 제가 가장 걱정하는 사람인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결국 한국인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북한의 개방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로저스는 "통일까지도 아니라 단지 국경이 열려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게 될 경우, 한국은 매우 흥미진진한 미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국경 바로 옆에 저렴한 노동력들이 있고, 아시아에는 이미 성공한 나라들이 많다"며 동아시아 경제중심지로 재도약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더 유명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북한개방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미군의 지정학적 안보문제를 고려할 때 실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지루해져라"
로저스는 "제 딸에게, 자신이 잘 아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것도 투자하지 말라고 말할 것"이라며 "저나 다른 누구의 말도 믿지 말고 오직 본인이 정말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생 딱 25번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매우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뜬소문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이 말하는 핫한 투자 이야기를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아, 그거 너무 지루해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면 지루해져라. 지루하게 행동하면서도, 당신이 정말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 비록 지루하더라도, 특히 지루한 것일수록 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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