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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연기 언제 피어오를까…'교황 선출' 콘클라베 개막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5.07 06:31
수정2025.05.07 06:36

[콘클라베 앞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14억명의 신자를 보유한 가톨릭의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현지시간 7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막을 올립니다.
 
투표권은 교황의 직위를 뜻하는 '사도좌'(sede)가 공석이 되기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에게 주어집니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추기경 133명이 참여합니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습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는 전쟁과 기후 위기, 이민자, 극우 정치의 도래 등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가톨릭이 어떤 방향성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콘클라베는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됩니다. 

첫날에는 오후 4시30분에 한 번 투표가 진행됩니다. 

이후엔 매일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최대 네 번 투표가 이뤄집니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입니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단 단장이 당선자에게 수락 여부와 새 교황명을 묻습니다. 
    
이어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전 세계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립니다.

이후 새 교황이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인에게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를 내립니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구적으로 비밀에 부친다는 서약을 해야 합니다. 

추기경들은 개인 휴대전화를 모두 밖에 두고 콘클라베에 들어가야 하며, 전화와 인터넷, 신문 열람 등 외부와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금지됩니다.

엘리베이터 작동 관리자, 의사, 운전사, 요리사, 세탁소 직원 등 지원 인력도 일찌감치 비밀 준수 서약을 마쳤습니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역대 최대 규모이자 국적도 가장 다양합니다.

약 80%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한 인사들입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개혁 노선을 이어갈 후계 구도를 탄탄히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뽑았다고 해서 모두 개혁 성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은 이번 콘클라베를 교회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할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주간 전 세계에서 온 추기경들은 거의 매일 추기경 총회를 열어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과제와 새 교황에게 필요한 자질을 논의했습니다.

추기경들은 이 총회에서 '3분 발언'을 통해 각자의 비전과 교황상을 공유합니다. 

공식적인 후보 등록도 없고 선거 유세도 금지된 상황에서 이 '3분 발언'이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2013년 콘클라베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지 않았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심금을 울리는 '3분 발언'을 통해 추기경단의 시선을 끌며 반전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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