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도 '돈' 되는 차에?…현대차, 제네시스에 힘 준다 [취재여담]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5.02 16:56
수정2025.05.03 08:01
다만 지난해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시장 진출을 계기로, 그룹 내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미묘한 지각변동이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대차, 그간 'N'브랜드로 모터스포츠 종횡무진
현대차는 그간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 출전을 통해 현대차의 첨단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가치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대회 출전을 위해 내구성이 뛰어난 개조차량을 개발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양산차에 적용하는 선순환을 이뤄내는 구조입니다.
정의선 회장 역시 모터스포츠 투자가 기술개발에 원동력이 된다고 판단해 전폭적 지지를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은 신차 출시를 위한 글로벌 모터쇼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지난해 9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토요타와 공동 개최한 'N 페스티벌'에선 깜짝 등장했습니다.
특히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은 아반떼 N을 시작으로 WRC(월드랠리챔피언십), TCR 월드 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국제대회에 다수 참여하며 활약해왔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모터스포츠 적극 투자를 통해 2019년, 2020년 제조사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N' 브랜드 자체도 현대의 기술력 보여주기 위해 만든 브랜드이고, 기술력을 가장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게 모터스포츠인 만큼 관련 분야에서 활발히 활약해온 겁니다.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후발주자로 등장…지각변동 가시화?
기존 N브랜드는 판매 실적보다 기술력 입증이 초점인 만큼 판매량과 관계없이 전폭 지원해왔으나,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진출과 함께 그룹전체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최근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은 제네시스에 더 집중하는 상황으로 바뀐 겁니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럭셔리카인 제네시스 마그마를 기반으로 2026년 WEC(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 2027년 WTSCC(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 등 내구 레이스를 중심으로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며 빠르게 입지를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반면 현대차는 N차원에선 "내년 국제대회 참가 여부는 아직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판매량을 살펴봐도 N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2만6천대 수준에 그칩니다. N의 주력차종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의 시작가격이 7천만원대로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 지난해 판매량은 23만대 수준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으니, 이왕이면 판매가 잘 되고 있는 제네시스에 기술력 입증도 강화하면서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N브랜드&모터스포츠부 상무로 속해있던 틸 바텐베르크는 현재 제네시스커뮤니케이션&PR실 상무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는 N브랜드 마케팅 비용 감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당시 "마케팅 효과가 낮은 비용을 절감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 절감을 추진할 예정이고, 투자 예산은 미래 경쟁력 확보 및 효율성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해 유연하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측은 "WRC 및 TCR 월드투어 등 현재 N브랜드로 참가하고 있는 모터스포츠는 좋은 성과 거두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대중화·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분석도
제네시스가 뒤이어 모터스포츠에 진출한 건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기술력 입지도 확고히 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제네시스 모터스포츠부문에 힘을 주는 전략은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제고와도 연결됩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모터스포츠 문화는 유럽과 미국이 발달해있는데 험한 국제대회 완주를 통해 해당 차량의 이미지가 달라지면 추후 판매가격을 높여도 자동차가 팔리게 되고 회사에도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며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진출은 현대차그룹의 마케팅 전략에서 의미가 상당히 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갖춘 N브랜드의 대중성과 함께, 프리미엄 라인인 제네시스에 고성능 기술을 입히는 모터스포츠 부문 투트랙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와 같은 미국에서 성공한 글로벌 전략 차종에 고성능 기술을 더하면 기술력 입증 효과도 더 확실히 할 수 있고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N브랜드에서 시작한 고성능 이미지를 제네시스로 확대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매니아층과 충성고객을 노린 마케팅 전략 측면도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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