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LS전선, 1조 투자해 美에 해저케이블 공장 짓는다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4.29 18:05
수정2025.04.30 14:09

대미 수출 기업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가운데 LS전선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LS전선의 자회사 LS그린링크는 현지시간 28일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총 6억8천1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는 이 공장은 2027년 3분기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자리 330개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LS전선은 예상했습니다. 

여러 한국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통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거나 검토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실제 공장 건설을 시작한 것은 LS전선이 처음이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LS전선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에 선제 대응하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전환을 이끄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미국 내 해저케이블 생산 인프라가 극히 제한적인 만큼 현지 조달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해저케이블은 바닷속에서 사용하는 전선으로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보내는 용도 등으로 사용됩니다. 

LS전선은 당초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미국에서 해상풍력 발전이 크게 늘면서 해저케이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공장을 미국 동부 바다와 가까운 체서피크시에 건설하는 이유도 미국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대부분이 동부 해안에 조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 정책을 뒤집은 탓에 미국 공장은 당분간은 미국 내수용보다는 유럽 수출용 제품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김기수 LS그린링크 법인장은 회사가 이미 유럽 수출용 물량 18개월 치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착공식에는 버지니아주의 글렌 영킨 주지사와 팀 케인 상원의원, 릭 웨스트 체서피크 시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는 "LS그린링크 공장 건설은 LS전선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증하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킨 주지사는 "LS그린링크의 착공은 버지니아의 혁신과 제조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수백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웨스트 시장은 체서피크시가 공장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를 'LS 1번가'(1 LS WAY)로 명명했다면서 도로 표지판을 구 대표이사에게 선물로 증정했습니다. 

공장은 엘리자베스강 인근 39만6천700㎡(약 12만평) 부지에 들어서며 연면적은 약 7만㎡(약 2만평) 규모입니다. 

완공시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이 되며, 회사는 향후 세계 시장 수요에 따라 설비 확장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장에는 전용 항만시설과 높이 200m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도 들어서는데 이 타워는 버지니아주에서 최고층 구조물이 될 전망입니다.

LS전선은 버지니아 주정부로부터 약 4천8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게 됩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연방정부로부터 받게 되는 9천900만달러의 투자세액공제(48C)를 포함하면 총지원금은 1억4천700만달러(약 2천36억원) 규모입니다.

다만 청정에너지 산업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IRA 세액공제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윤찬 LS그린링크 대외협력 담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IRA 세액공제는 우리가 미국을 (투자지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세액공제에 대해 워싱턴DC에서 양당을 적극적으로 만나왔으며 양당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케이블 원료인 구리에 관세를 부과하려고 하는 것도 우려 요인입니다.

구본규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관세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 미국에는 이곳처럼 케이블을 제조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관세가 있어도 우리는 여전히 시장이 있을 것이며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최지수다른기사
돈 받고 싶으면 방 빼라?…청년 울리는 서울시의 기막힌 구제책
이자 더 이상 못 버텨…눈물의 영끌족 경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