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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환율 별도 논의하기로 한 2+2 협의, 나쁘지 않은 뉴스"

SBS Biz 지웅배
입력2025.04.27 13:47
수정2025.04.27 13:4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인근 식당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동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양국 재무 당국이 환율 문제를 별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을 두고 "나쁘지 않은 뉴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현지시간 25일 워싱턴 DC 인근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환율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면, 재무부와 별도로 하는 게 낫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그는 "환율은 정치화되기 쉬운 문제고, 경제학자가 아니면 환율의 속성을 잘 알기 어렵다"며 "얼마나 절하됐는지만 보고 통상에 미치는 영향만 생각해 문제 삼으면 (협상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 재무부는 우리 기획재정부처럼 환율 관련 전문가 집단"이라며 "이해도가 높은 양측이 협의하면 훨씬 더 전문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환율은 대내·외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고차 방정식'의 결과인 만큼, 양국 재무 당국이 통상 문제와 별개로 논의하는 것이 향후 협의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 정부는 '한미 2+2 통상 협의' 결과 90일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기 전에 7월 8일까지는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하는 데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중점 논의 대상을 ▲ 관세·비관세조치 ▲ 경제안보 ▲ 투자협력 ▲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로 정했으며, 이 중 환율 정책은 기재부와 재무부 간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 총재는 "협의의 큰 틀이 논의된 것과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협의라는 것은 가다가 멈추어 설 수도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총재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2%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예상 범위에 있던 수치지만, 그중에서도 좀 나쁜 쪽"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1분기 역성장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도 기존(1.5%)보다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미래를 지금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어두운 터널'에 비유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에서 상황에서 무조건 빨리만 갈 수는 없다"며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면서 천천히 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물가가 안정세인 만큼 이자율(금리)은 낮아지는 추세"라며 "스피드를 조정할 뿐, 안 낮춘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이번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최근 경제 불확실성 상황을 계기로 부채 문제 등에서 구조 조정을 해야 한다는 유럽 측 논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번 위기를 낭비하지 말고 기회로 삼자는 유럽 측의 시각이 기억에 남는다"며 "우리나라 역시 이번 상황을 계기로 수출 의존도 높은 경제 구조 등에 대한 개혁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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