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차기교황 선출모드…콘클라베 이르면 내달 6일 시작
SBS Biz 지웅배
입력2025.04.27 09:50
수정2025.04.27 09:55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한 추기경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후임자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음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는 다음 달 6일에서 11일 사이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세상을 떠났는데, 교황 선종 후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는 뜻에서 유래된 콘클라베는 13세기부터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고 독특한 교황 선거 방식입니다.
교황 선종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이 한곳에 모여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두 차례 투표를 거듭합니다.
콘클라베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개최돼 왔습니다. 추기경들은 교황청 내 방문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격리된 상태에서 투표할 때 버스를 이용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합니다. 투표 기간 외부와의 소통은 절대적으로 차단됩니다.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올림으로써 이 사실을 처음 세상에 공개합니다. 이후 선거인 중 수석 추기경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에게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라며 새 교황의 선출 사실과 이름을 공포하게 됩니다.
절차 준비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추기경단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튿날인 지난 22일 첫 일반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까지 일정과 실무 계획, 이슈, 우선순위, 주목할 인물 등을 논의했습니다.
회의는 투표권이 있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대부분이 로마에 집결하는 28일께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하루 두 번씩 열리는 일반 회의는 콘클라베만큼이나 중요한 선거의 장이 될 전망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이른바 '주변부' 국가들에서 추기경을 대거 임명함에 따라, 추기경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일반 회의에서 거듭되는 짧은 연설과 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추기경들은 서로를 탐색하고 어젠다와 우선순위, 인물의 카리스마 등을 가늠하게 될 전망입니다.
NYT는 "다음 일주일 동안 진영이 더 선명해지고, 유력한 후보가 부상하거나 추락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만약 추기경단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콘클라베 자체도 이런 '선거운동 기간'의 연장이 될 수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습니다.
20세기 들어 평균 사흘 만에 끝나는 등 상대적으로 짧아지는 최근 콘클라베의 추세와 달리 이번엔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역대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말을 듣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에 대한 평가가 이번 콘클라베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되리란 예측이 바티칸 안팎에서는 나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포용적인 교리 해석과 개혁 정책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이면에서는 보수파 성직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공개적인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일반론적으로는 선거에 참여하는 135명의 추기경 가운데 110명 안팎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만큼 그의 유지를 계승·발전시킬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그간 불만이 누적돼 온 보수파 추기경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교회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중도·보수 성향의 인물에게 표심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교회의 개혁과 변화를 계속 이끌어갈 교황 후보로는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 장마르크 아벨린(프랑스) 추기경, 마테오 마리아 주피(이탈리아) 추기경, 피터 코드워 아피아 턱슨(가나) 추기경 등이 꼽힙니다.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도 '다크호스' 중 한 명으로 거론됩니다.
반대로 안정을 중시하는 중도·보수파 후보로는 피터 에르도(헝가리)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이탈리아) 추기경, 조셉 토빈(미국) 추기경 등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생전 공개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던 게르하르트 뮬러(독일) 추기경, 레이먼드 버크(미국) 추기경, 로버트 사라(기니) 추기경 등도 보수파 결집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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