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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생산 허브인 구미 '드림 팩토리(Dream Factory)'를 지난 17일 언론에 공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FC-BGA 생산 허브인 드림 팩토리(Dream Factory)는 인공지능(AI), 딥러닝,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총집결한 스마트 공장 위엄을 뽐냈습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됩니다.

최근 AI, 자율주행, 서버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 측은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가 2022년 80억달러(약 11조3천300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2천300억원)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2022년 LG이노텍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글로벌 FC-BGA 시장의 최강자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이며,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오스트리아 AT&S, 한국 삼성전기 등이 일본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AI와 로봇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드림팩토리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17일 경북 구미시 LG이노텍 구미4공장 드림팩토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한국이나 일본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차근차근 더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FC-BGA는 평균 수율이 90%인 다른 기판과 다르게 난도가 높은 제품은 수율이 50%인 경우도 있다"며 "드림팩토리를 통해 수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면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LG이노텍은 이를 위해 100%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장비 유지 및 보수 등 필수 인력 외엔 10여 단계에 걸친 FC-BGA 공정 및 물류 프로세스가 모두 무인화 체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제품 검증 과정에도 AI 딥러닝 비전 검사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생산을 마친 FC-BGA 기판 제품을 로봇이 비전 스크리닝 검사대로 옮기면, FC-BGA 불량품 및 양품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한 AI가 육안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웠던 미세 불량영역을 단 30초 안에 감지해 냅니다. 

LG이노텍은 이러한 AI 비전 검사를 통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샘플링 검사를 위해 투입하던 인원도 90% 감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이노텍은 자동화 시스템을 앞세워 2030년까지 FC-BGA를 조(兆) 단위 사업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지난해 말 글로벌 테크 기업에 PC용 FC-BGA를 처음 공급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빅테크를 고객 명단에 올리는 등 30년가량 기판소재 사업을 벌이며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FC-BGA 사업에 활용 중입니다.

강 부사장은 "가장 큰 고객사와 집중적으로 양산을 추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올해는 톱 5 안에 드는 고객을 추가했고, 내년부터는 다양한 고객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발 관세 영향에 대해서는 "기판은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건 없어서 공급망 관점에서 흔들릴 이슈는 없다"면서도 "관세 전쟁 속에서 수요가 줄어들면 대응해야 할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