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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PF 경·공매 플랫폼, 시작부터 '삐걱'

SBS Biz 이한승
입력2025.04.15 11:01
수정2025.04.15 14:02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PF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이 지난 2개월여간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22일 PF사업장에 대해 첫 정보를 공개한 이후, 2월28일과 3월31일에 걸쳐 총 세번의 PF사업장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정보공개 플랫폼을 만든 금감원은 전 금융권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PF 사업장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PF 정리에 마중물 역할을 함으로써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 PF시장 자금 순환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등이 이뤄지기를 기대했습니다.

이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원하는 바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가 필수인데, 첫 공개부터 제대로 된 정보가 공개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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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2일 첫 공개 후 불과 한 달 만에 174개 사업장이 추가됐다.]

첫 공개인 1월 공개된 PF 사업장은 195개였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공개인 2월에는 369개로, 한 달여 만에 174개가 늘어나면서 거의 2배가 됐고, 3월에는 384개로 2월에 비해 15개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부실 사업장이 2배가 된 것에 대해 금감원은 '자료 누락'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신규 부실이 갑자기 늘어났다기보다는 1월에 플랫폼을 급하게 시작하다보니 취합을 다 하지 못하고 누락됐던 것"이라며 "첫 공개 이후 금감원에서 정보를 바로 잡으면서 3월에는 거의 다 공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1월에는 공개됐던 사업장 중 102곳이 2월에는 제외된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195개 사업장 중 102곳이 제외됐음에도 2월에 공개된 사업장이 369개였으니, 실제로 2월에는 270개가 넘는 사업장이 신규 추가됐다는 것입니다. 금감원이 밝힌대로 자료가 누락된 사업장이 300곳 가까이 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PF 사업장에 소송이 걸리면 경·공매가 막히면서 거래를 못 하게 돼 리스트에서는 빠진 것"이라며 "일부 정리가 된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지금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5천억원 규모의 PF 익스포져가 정리됐고, 올해 3월 말까지 총 7조4천억원(누적 기준)이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 누락과 소송 등으로 빠지고 새로 추가된 사업장이 많다보니, 거래로 이어지는 것도 쉽지 않았고 금감원도 아직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PF의 특성상 정보만 안다고 해서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닌데 그나마 신뢰성 있는 정보가 있어야 PF 거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플랫폼을 만든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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