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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전문가들 ""협상의 시대…AI·조선·에너지 분야 협력해야"

SBS Biz 김동필
입력2025.04.14 17:36
수정2025.04.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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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발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인공지능(AI)과 조선, 에너지 산업협력으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한·미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는 오늘(15일) 대한상의에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를 열고 조선, 방산, AI, 반도체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행사에는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겸 국제투자협력대사,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성택 산업부 제1차관,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앤드류 게이틀리 주한미국대사관 상무공사, 마크 메네즈(Mark W. Menezes) 美 에너지협회 회장(前 트럼프 1기 에너지부 차관), 로버트 피터스(Robert Peters)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마틴 초르젬파(Martin Chorzempa)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창욱 보스턴컨설팅그룹(BGC) MD파트너 등 한·미 전문가, 기업인 등 1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최중경 한미협회장 겸 국제투자협력대사는 개회사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한국을 안보 및 외교적 파트너를 넘어, 경제·산업의 핵심 협력국으로 인식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복잡하게 전개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LNG, 조선, 항공우주,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한·미 산업 협력의확대는 지속 가능한 통상 환경 조성과 병행되어야 할 과제"라면서 "비관세장벽 해소와 실질적인 규제개혁은 양국 간 무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뒷받침할 핵심 요소"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AI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에서 미국산 AI 반도체 수입 제한이 없는 몇 안 되는 국가로, 규제 받는 중국, 인도 등에 비해 경쟁우위에 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에 영상으로 패널토론에 참여한 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또 다른 기회요인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이미 강점을 갖고 있는 AI 모델의 활용 또는 서비스화 경쟁력을 키운다면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2기 협력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선 김창욱 BGC MD파트너는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AI 모델을 한국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끔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반대급부로 AI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때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하거나, GPU를 임대해주는 방식(GPUaaS)을 검토해 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마이크 예 마이크로소프트 정책협력법무실 아시아 총괄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정책 기조는 ‘규제 완화’와 ‘혁신’인 반면, 중국은 AI 자립, 유럽은 엄격한 AI 규제로 각
기 다른 접근방식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 상호보완적인 경쟁력을 갖춘 매우 유력한 AI 파트너가 될 수 있고, 특히 AI 학습의 필수적 자원인 HBM 및 반도체의 주요 공급국이라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AI 기술의 확산과 적용 속도도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에너지 협력도 강화해야
조선·방산분야 전문가들은 미국의 함정 노후화와 건조 능력 부족을 지적하며, MRO(유지·보수·정비)와 건조분야에 양국의 협력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함정, 항공기, 탄약은 유사시 전력 대응에 충분하지 않고, 노후함정의 정비 수요 급증에 따라 조선소공간이 잠식돼 신규함정 건조까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면서 "한국과의 MRO 협력은 전시에 미국 본토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빠르게 전투함을 수리할 수 있다는 의미와 평시에는 미국 조선소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건조분야에서도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존스법(미국 내 항구 오가는 화물은 미국산 선박만 운송가능)도 폐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패널토론을 통해 “향후 30년간 364척의 새로운 함정을 건조하겠다는 미국 해군의 계획은 현재의 건조 역량을 보면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먄서 "미국 함정의 MRO 지원을 본격화하고 건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면 미 해군의 전투준비태세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존스법, 번스-톨레프슨법때문에 선박과 함정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법적 규제 선결이 필수"라고 짚었습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LNG 대미 수입 확대와 원전 협력 강화가 과제로 꼽혔습니다.

마크 메네즈 미국에너지협회 회장은 "한국은 탄소 감축 노력 과정에서 LNG 소비량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LNG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이고, 대미 무역흑자 완화를 목표한다면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올해 초 체결된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를 기점으로 기점으로 양국의 원전 수출 및 기술 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라포 말했습니다.

이에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LNG가 과잉상태"라면서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중요한 거래대상국이다 보니 한국은 수입량을 대폭 늘리면서 수입가격을 일정부분 낮추는 전략을 쓸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장지호 두산에너빌리티 팀장은 "미국 내 AI 구동을 원활하게 할 안정적 전력공급이 중요한 의제가 되면서 2035년까지 35GW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등 원전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한·미 양국은 ‘불확실성의 시간’에서 ‘협상의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다"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무역적자 해소와 미국 내 제조역량 강화에 대한 근본적 방안은 양국 간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협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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