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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덕에…세계 최대 연기금들, 美 투자 '중단' 검토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4.14 04:27
수정2025.04.1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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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연기금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정책 공세 이후 미국 사모시장 투자를 중단하거나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13일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세계 최대 경제국에 대한 노출을 재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시장을 뒤흔들면서 유동성 압박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 사모자본 산업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대형 캐나다와 덴마크 연기금들은 지정학적 우려와 세금 혜택 상실 가능성으로 인해 미국 사모시장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6천990억 캐나다 달러(약 5천41억 달러·약 719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캐나다 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는 미국 사모시장 투자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PPIB는 FT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나, 최근 이 펀드와 논의한 한 관계자는 FT에 "지정학적 배경을 감안할 때 CPPIB가 미국 사모펀드에 새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덴마크의 한 대형 퇴직 펀드는 이미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습니다. 이 연기금의 고위 임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모펀드가 '우리는 미국 투자가 대단하다'고 찾아온다면, '고맙지만, 상황이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할 때 반년 후에 다시 와라. 그렇지 않으면 투자 조건에서 상당한 가격 인하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덴마크 연기금들이 미국 투자를 재고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 양도를 요구하는 등 "매우 적대적" 접근법을 취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 임원은 덧붙였습니다.

1천500억 덴마크 크로네(약 228억 달러·약 32조 원)를 운용하는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의 안데르스 쉘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T에 "매일매일 미국 투자 매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에 대한 꽤 근본적인 변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반년 정도 안에 미국 자산에 대한 전략적 익스포저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정책과 영토 확장 발언이 글로벌 자본 흐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FT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긴장을 넘어 세계 최대 경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사모펀드 시장은 이미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대형 연금의 자금 유입 감소는 시장 불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되는 한, 글로벌 투자 흐름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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